고유환(사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비핵화 프로세스와 평화 프로세스는 상호 연결된 문제로, 특히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시작될 평화체제 논의는 처음으로 안보와 안보를 교환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고 교수는 26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안보 대 경제의 교환은 과거에도 해봤지만 실패했고 안보 대 안보의 교환은 지금까지 해본 적이 없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제네바 합의나 9·19 공동성명 모두 기존에는 북한이 핵을 동결하면 경제보상을 하는 방식으로 협상해 나온 것”이라며 “당시에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별도 논의를 하기로 했지만 결국 열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고 교수는 “지금은 북한이 비핵화를 전제로 체제 안전 보장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비핵화 수순에 따라 체제 안전 보장 수순도 같이 밟아 나가야 한다”면서 “북한이 말하는 체제 안전 보장과 관련해서 정전 협정을 평화 협정으로 바꾸는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정전 협정에 미·북이 전쟁관계로 설정돼 있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휴전 이후 65년 동안 정전 협정에 기초한 질서를 유지하고 있고, 미국과 북한이 전쟁관계로 남아 있기 때문에 미국이 한반도 문제의 직접적인 당사자일 수 있다”면서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논의가 되긴 하겠지만, 그것은 어디까지 말 대 말의 교환이고 미·북 정상회담에서 실질적인 행동 대 행동에 관한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 교수는 “미국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 시기를 9개월에서 1년으로 보고 있는 만큼, (평화 체제 문제를) 미국은 1년 내에 대타협하길 원할 것”이라며 “북·미 입장 차가 크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주도적으로 비핵 평화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남북이 말로써 공약을 교환하는 일은 어렵지 않지만 행동을 교환하는 일은 쉽지 않기 때문에 우리 정부는 북·미 사이의 입장 차이를 조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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