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계좌조회 등 영장 반려에
수사절차 갈등 이례적 공개

檢 ‘부실한 警 수사 탓’ 지적
檢·警 ‘네탓 공방’ 점입가경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 수사 양상이 점입가경이다. 한발 늦게 발동을 걸고 있는 경찰의 수사가 검찰의 수사 지휘 과정에서 잇따라 제동이 걸리는 모습이다. 여권 실세인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경찰의 영장 신청을 검찰이 기각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26일 양측의 ‘네 탓 공방’도 가열되고 있다. 댓글조작 사건의 본질인 김동원(49·필명 드루킹) 씨와 김경수 의원 간 커넥션 의혹에 대한 수사는 답보 상태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뒷북 수사, 여권 봐주기 수사, 수사 가이드 라인 논란에 이어진 수사 당국 간 책임 떠넘기기에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검찰의 영장 기각 사실을 연이어 폭로한 주체는 경찰이다. 수사 절차를 둘러싼 검경의 갈등 내용이 자세하게 공개되기는 이례적인 일이다. 서울지방경찰청(청장 이주민) 관계자는 이날 김 의원에 대한 계좌추적 및 통신내역 조회 영장을 검찰이 반려했다고 전했다. 전날에 이어 벌써 두 번째 폭로다. 경찰은 김 의원의 전 보좌관 한모(49) 씨에 대한 영장신청을 검찰이 일부만 청구한 사실을 밝힌 바 있다. 잇단 경찰의 폭로를 접한 검찰은 노발대발이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기밀에 속한 사항”이라며 외부에 공표되는 것 자체를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검찰 입장에서는 아무리 중대 사건이라고 해도 경찰이 적시한 혐의만으로는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을 수 없다는 불만도 깔려 있다. 경찰이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양측은 최근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로 갈등의 골이 깊어져 왔다. 지난 3월 경찰이 출판사 ‘느릅나무’에 대한 압수 수색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검찰이 경찰의 영장을 한 차례 기각한 뒤, 경찰의 재신청 영장을 8일 후에야 법원에 청구해 발부받은 바 있다.

양측이 책임 공방을 벌이는 사이 이번 사건의 본질에 대한 수사는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사 본연에 대한 경찰의 이날 설명은 이전에 밝힌 내용에서 진전된 내용이 거의 없다. 김 의원에 대해 “필요하면 소환하겠다”고 밝혔던 경찰은 이날 참고인 신분의 소환조사 방침을 밝힌 정도다. 경찰 관계자는 “(김 의원에 대한) 직접 조사 절차는 시작되지 않았지만, 김 의원 소환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계좌추적이나 통신조회 등을 해야 혐의를 구체화할 수 있는데 검찰이 영장을 기각했으니 참고인 신분으로라도 조사할 수밖에 없다는 불만이 담겨 있다. 경찰은 그동안 핵심 의혹인 김 의원의 연루 의혹에 대한 수사 의지가 없고, 인멸 가능성이 큰 김 의원의 휴대전화 등 증거 확보조차 시도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던 터다.

경찰은 또 한 전 보좌관과 관련해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이 아닌 뇌물죄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적용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한 전 보좌관이 받은 500만 원의 금품에 대해 대가성과 직무 관련성이 확인되면 뇌물죄 적용도 가능하다”며 “인사 청탁 부분에서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오는 30일 오전 드루킹의 측근인 김모(49·필명 성원) 씨로부터 5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로 한 전 보좌관을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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