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한반도 정세’ 특강 하는 ‘강철서신’ 김영환 씨 인터뷰

“미국 빼고 비핵화 합의 어려워

南北 정상 화해 조치 논의 그칠 것
북핵 검증 방법 없어 논쟁 계속”


“북한이 핵무기를 자발적으로 포기할 가능성은 0%입니다. 초기 개발 단계에서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가 가능했을지 몰라도 이미 상당량의 핵무기를 만든 상태에서는 완전한 폐기가 불가능합니다.”

김영환(55·사진)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은 26일 문화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비핵화에 관해 미국을 빼놓고 남북한 간 구체적인 합의를 하기는 어렵다”며 “추상적으로 비핵화를 추진한다는 합의는 이뤄질 수 있지만, 이산가족 상봉이나 군축·비무장지대 확대 등 남북 화해 조치들이 주로 논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정부에 대해서도 “북핵 문제에 지나치게 낙관적인 태도는 갖지 않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김 위원은 남북 정상회담 다음 날인 28일에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치미래연합 주최로 열리는 토론회에서 ‘북핵과 한반도 정세’를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김 위원은 1986년 서울대에서 구국학생연맹을 조직하고 ‘강철서신’을 통해 주체사상을 퍼뜨렸던 운동권 출신이다. 1991년 반잠수정을 타고 북한에 밀입국해 김일성 전 주석을 만나기도 했지만, 북한 체제의 실상을 깨달은 뒤 북한 인권 운동가로 전향했다. 김 위원은 북한이 최근 핵·경제 병진 노선 대신 경제 건설 집중 노선을 선언한 데 대해 “핵무기를 이미 보유했기 때문에 국방에 대해 안심하고 경제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핵과 경제는 항상 함께 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은 미·북 정상회담에 관해서는 “핵 불능화와 사찰·신고 등이 이뤄질 수도 있다”면서도 “검증할 방법이 없어 논쟁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 30여 년 동안 온갖 희생을 하며 핵무기를 개발한 이상 완전히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없다는 게 김 위원의 시각이다. 김 위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원칙을 견지하되 장사정포 후퇴·비무장지대 확대·군비 축소 등 평화를 위한 조치를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은 “북한의 국방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24%나 돼 개혁·개방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방비를 줄여야 한다”며 북한이 군축에 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이 상호적 군축을 요구한다면 결국 우리 정부가 이익과 위험을 따져 결단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은 상상을 초월하는 인권 탄압 국가로, 현대문명의 차원에서 인정하거나 용납할 수 없는 사회”라면서도 “비민주성과 인권 유린을 비판하는 동시에 북한의 개혁·개방이 진전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
조재연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