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솜방망이 성폭행 판결’에 격분한 스페인 여성 수천 명이 거리로 뛰쳐나와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26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스페인 나바라 북부 지방 법원은 이날 2016년 스페인 팜플로나에서 열린 ‘소몰이 축제’(산페르민 축제)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피고 5명에게 각각 징역 9년형을 선고했다. 20대 후반의 스페인 청년 5명은 당시 한 여성을 건물로 끌고 가 성관계 장면을 촬영하고 SNS에 자신들의 범죄를 자축하는 메시지까지 올렸다. 법원은 판결 과정에서 형량이 무거운 ‘집단 성폭행’ 관련 혐의는 인정하지 않고 형량이 더 가벼운 ‘성 학대(sexual abuse)’ 혐의를 적용했다. 스페인 법률상 ‘성 학대’는 폭력이나 협박과는 무관함을 의미한다. 앞서 검사 측은 피고인에게 징역 20년 이상을 구형했다. 판결이 공개되자 스페인 여성과 인권운동가들은 법원 판결에 문제가 있다며 집단 시위에 나섰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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