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점 아들 육식동물 아빠 / 최준영 지음 / 조윤커뮤니케이션

중학 2학년 때 토플 만점, 미국 대입 학력고사인 ACT서 한국인 최초 만점, 수학 올림피아드 입상. 이런 공부 기록을 지닌 아들을 뒀다면, 어떤 아비가 자랑스럽지 않을까. 그 아들이 미국 명문대학에 진학했으니 부모의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장차 세계적 학자로 성장하리라는. 그런데 그 아들은 대학 졸업반 때 틱장애와 우울증을 앓게 됐고, 방에만 틀어박혀 있고 싶어했다. 대기업에 재직하며 아들 뒷바라지에 온 열성을 기울였던 최준영 씨와 그 아들 정혁 씨 이야기다.

정신건강의학 상담 결과, 아들이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자신의 욕구를 억눌렀던 게 우울증의 한 원인이었다. 자식을 위해 헌신해 온 아버지의 충격은 컸으나, 그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후 아들은 그토록 하고 싶었던 인디 밴드를 하며 삶의 기쁨을 되찾았고, 7년 연상의 여자 친구를 만나 결혼을 했다. 이 책은 아들의 학습 매니저로서 성공과 실패를 함께 겪었던 아버지의 참회록이다. 또 50대 후반에 접어든 한국 남성으로서 경쟁 사회에 어떻게 적응하며 살아왔는지를 반추한 고백록이다. 자녀를 둔 부모라면 그 절실한 울림에 목울대가 뜨거워질 것이다. 327쪽, 1만6500원.

장재선 기자 jeijei@munhwa.com
장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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