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모산 도시자연공원

“따다다다다다닥. 딱딱딱.”

26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732-4번지 ‘대모산 도시자연공원’(사진)에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딱따구리 한 쌍이 반겼다. 울창한 산림에서 서식하는 딱따구리가 나무 사이를 오가며 내는 울음소리를 듣고 있는데, 눈앞으로 청설모 한 마리가 쏜살같이 지나갔다. 풀밭의 까치는 사람의 방문이 익숙한 듯 기자와 눈을 맞추기도 했다. 높이 293m인 대모산 중턱에 있는 공원의 일상이다.

대모산 공원은 도심 속에 있지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지난 1994년 11월 대모산 등산로가 227만7252㎡ 규모의 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주민이 잘 보호해 왔기 때문이다. 공원은 소나무, 잣나무, 상수리나무, 물박달나무 등 1000여 주의 다양한 나무로 빽빽했다. 산책로도 잘 정비돼 있어 산에 오르는 것이 부담스러운 사람도 어려움이 없어 보였다. 산속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야생동물을 보고 체력단련을 하면서, 전망대 4곳과 정자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도심 속 비밀 정원이다.

서울 지역 학부모 사이에서 명소가 된 유아숲체험장은 공원 최고의 명소다. 1만㎡ 규모의 숲속에서 자연을 체험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지난해에만 5500명의 어린이가 다녀갔다. 이날에도 30여 명의 어린이가 풀을 뜯고 새소리를 듣고 있었다. 주민 천향미(여·59) 씨는 “자연을 접할 기회가 적은 도시 아이들이 인성교육을 받을 수 있는 장소로 이만한 곳이 없다”며 “부담 없이 자연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어서 자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 방문이 아닌 공원의 매력을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들은 전문 숲해설가와 함께하는 ‘숲속 여행’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 홈페이지(yeyak.seoul.go.kr)를 통해 신청하면 공원의 계절별 특징을 들으며 숲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다.

강남구 관계자는 “도심 속에서 이만큼 아늑함을 주는 곳이 없다”며 “앞으로도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기섭 기자mac4g@munhwa.com
노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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