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사태조장 메이도 책임져야”
후임엔 고브 환경장관 등 거론


앰버 루드(사진) 영국 내무장관이 ‘윈드 러시 세대(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으로 이주한 영연방 소속 시민)’ 감축 계획 서한 파문으로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영국에서는 “이번 사태를 사실상 조장한 테리사 메이 총리도 책임져라”는 여론이 확산되는 등 후폭풍이 만만치 않게 불고 있다.

29일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메이 총리가 앰버 루드 내무장관의 사임을 받아들였다”고 공식 발표했다. 루드 내무장관은 이날 일요일 오후 메이 총리와 통화를 하고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루드 내무장관의 사임은 지난해 1월 메이 총리에게 “향후 수년간 윈드 러시 세대에 대한 강제추방을 10% 이상 늘리겠다”고 약속한 서한이 최근 유출되면서 불거졌다. 그는 언론의 취재가 시작되자 지난 27일 트위터에 “나는 강제추방 목표에 대해 알지 못했다. 알고 있어야 했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것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영국의 이민 정책이 공정하고 인도적으로 기능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윈드 러시 세대는 1971년 이민법에 따라 영주권을 부여 받았지만 영국 여권이나 시민권을 발급받지 못해 ‘영국 속 비영국인’으로 살아왔다. 정확한 숫자도 파악되지 않은 가운데 최대 50만 명 정도로 추정된다. 윈드 러시 세대는 최근 영국이 이민 정책을 강화하며 신분 확인 증빙자료를 까다롭게 요구해 불법 이민자로 분류되면서 수십 년을 살았지만 영국에서 강제 추방되는 경우까지 있었다.

여론의 비난 화살은 테리사 메이 총리를 향하고 있다. 노동당은 “메이 총리는 내무장관 시절 불법 이민자들에 적대적 환경인 현 상황을 조성한 전력이 있다”며 “루드 장관은 메이를 위해 효과적으로 ‘인간 방패’처럼 행동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자유민주당 내무 대변인 에드 데이비는 “루드 내무장관은 메이 총리의 희생양이다. 메이 총리의 감독하에 일어난 이 무시무시한 정책에 대해서 메이 총리는 답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다음 내무장관 후보로는 사지드 자비드 영국 지역사회 및 지방정부 장관, 마이클 고브 환경 장관, 제러미 헌트 보건 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김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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