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제재 등 엄존 상황서 ‘섣부른 메시지’는 혼선 초래
270兆 달하는 비용에 ‘퍼주기 논란’ 휘말릴 것도 경계
과거와 달리 ‘후속회의’ 계획없어… 관련조직은 재정비


‘남북한 경제협력 관련 메시지에 극도로 신중을 기하라!’

30일 경제 부처 등에 따르면,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로 한반도에 긴장 완화의 훈풍이 불고 있지만, 정부 내에서 ‘남북 경협 관련 메시지 경계령’이 내려졌다. 미·북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고, 북한에 대한 국제 사회의 제재가 엄존하는 상황에서 어설프게 남북 경협 이야기를 꺼냈다가는 혼선과 부작용이 심각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판문점 선언’에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고 현대화하는 내용을 포함한 민족 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 번영을 이룩하기 위해 ‘10·4 선언’(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합의한 선언)에서 합의된 사업을 적극 추진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에 대해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정부 내에서 판문점 선언에 포함된 남북 경협을 뒷받침하기 위한 후속 회의를 개최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과거 같으면,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경제 부처 장관들이 후속 조치를 위해 긴급회의를 개최했겠지만, 아직 그런 움직임은 전혀 없다”며 “판문점 선언에 포함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 연결 등을 검토하는 실무 회의가 내부적으로 진행될 수는 있지만, 당분간 경제 분야에서 정부 메시지가 발표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민간 차원에서는 이런저런 얘기를 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정부발 메시지 발표에 극도로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로서는 성급하게 남북 경협 메시지를 내놨다가 ‘퍼주기 논란’에 휘말리는 것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국책·민간 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10·4 선언의 재추진을 위해서 향후 10년 간 최대 270조 원에 달하는 재정 투입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정부가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채 시간만 보내고 있을 수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사실상 붕괴 상태인 남북 경협 관련 조직을 재정비하는 작업을 물밑에서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기재부에서 남북 경제를 담당하는 것은 1개 과(대외경제국 남북경제과)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미·북 정상회담 등에서 한반도 비핵화 문제 등이 잘 해결될 경우 기재부에 과거처럼 경제협력국(가칭)이 신설될 가능성이 크다.

향후 남북 경협이 정상화할 경우 총괄 조정은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맡고, 실무 총책임은 기재부 1차관이 담당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기재부는 과거 남북 경협을 담당한 경험이 있는 윤정식 보조금통합관리시스템관리단장(국장급) 등 관련 인원도 많이 확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
조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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