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차이나타운을 찾는 이들 중 건축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라면 꼭 들르는 곳이 있다. 차이나타운 인근인 관동1가 17에 자리 잡은 ‘인천 구 대화조(大和組)사무소’(등록문화재 567호·사진)가 바로 그곳이다. 100여 년 전에 지어진 3층 목조건물로 근대건축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거쳐야 하는 필수 답사 장소이기도 하다.
등록문화재명은 ‘구 대화조사무소’이지만 건물에는 ‘카페 팟알(pot_R)’이라는 간판이 달려 있다. 팟알은 커피와 팥빙수, 나가사키 카스텔라로 유명한 ‘맛집’이기도 하다. 1880년대 말∼1890년대 초 지어진 것으로 알려진 이 건물은 해방 직전까지는 하역 업체인 대화조의 사무실 겸 숙소로 쓰였다. 대화조는 인천항을 무대로 영업을 했던 하역회사 이름이다. 1883년 제물포항이 문을 열고 무역항으로 자리 잡으며 해상 교역량이 늘어나자 짐을 배에서 부두로, 배에서 배로 옮기는 노동력이 필요해졌다. 대화조는 인부를 해운회사에 공급하는 업체 가운데 하나였다.
3층 건물로 지금 1층은 테이블이 놓인 카페 공간으로, 2, 3층은 여전히 다다미방으로 세미나실 용도 등으로 대여되고 있다. 그러나 100여 년 전 애초에 지어질 때는 1층은 사무실로 2∼3층은 노동자들의 숙소로 쓰였다고 한다. 요즘은 건물에 가려 안 보이지만 예전에는 노동자들 숙소인 3층 방에서 창밖으로 제물포항의 모습이 보였다.
인천 구도심 한편에서 쓸쓸하게 자리를 지키던 이 건물이 빛을 본 것은 2012년 8월 시민문화운동을 하던 백영임(55) 씨가 건물 원형을 복원해 카페로 문을 열면서부터다. 나무 재료 하나, 돌덩이, 문고리 하나도 버리지 않은 채 내부 구조를 살리고 전문가의 고증을 거쳐 ‘원형복원’ 작업이 이뤄졌다. 백 씨의 그 같은 노력 덕에 구 대화조사무소는 지난 2013년 등록문화재로도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문화재청은 이 건물에 대해 일제강점기 동안 인천항에서 조운업(하역업)을 하던 하역회사 사무소 건물이라며 인천 일본조계지에 현존하는 유일한 상가(町家·마찌야) 양식 건물로서 건축사적인 가치가 높을 뿐 아니라, 일제강점기 하역노동자의 노동력착취 현장으로서 역사적 가치가 크다고 설명한다.
한편 인천문화재단 관계자는 카페 팟알 일대는 한나절 답사코스로 손색이 없는 곳이라며 복합문화공간인 인천 아트플랫폼과의 연계 방문을 추천했다. 인천아트플랫폼은 1930∼1940년대 건설된 물류창고를 리모델링한 곳으로 창작스튜디오, 공방, 자료관, 교육관, 전시장 등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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