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뻘겋게 달아오른 불판 위에

딱, 한 점이 남았다



지글지글 온몸을 다 피워 낸 죽음이

딴전 피우듯 뱉어 낸 꽃술, 눈치껏 젓가락 내려놓고

내 것이 아니라고 우기는 저 깜깜한 입술 열어

혀를 눕힐 수 없다면, 영혼은

끝내 몸을 갖지 못한다



그러니까 가만히 몸은 죽이고 숨만 살려서

물증보다 심증을 남겨야 한다, 사랑은

사랑한다는 것은 죽음에게 잠시

혀를 빌려주는 것이다



사는 게 미안해서

너무 미안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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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 1961년 경남 진주 출생. 2007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 강원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돼 등단. 시집 ‘살구나무에 살구비누 열리고’ ‘원숭이의 원숭이’, 동시집 ‘엄마의 법칙’ 등 출간. 문학동네 동시문학상 대상, 지리산 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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