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원가능한 암 환자 장기입원
요양급여 등 수억원 부당수급
입원이 필요 없는 경증의 이른바 ‘나이롱 환자’나 통원 치료가 가능한 암 환자 등을 유치해 정부와 민간 보험사의 재정을 갉아먹는 일부 요양병원의 보험사기 행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오로지 수익 창출이 목적인 만큼 전문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의사를 채용하거나, 안전 관리가 부실한 곳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 경찰 수사 등을 통해서도 확인돼 왔다. 병원과 환자에 대한 부실한 관리도 요양병원 보험사기를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 2014년 암 환자를 상대로 ‘모텔형 사무장 병원’을 차려 놓고 요양급여 등 수억 원 상당을 부당하게 챙긴 일당을 붙잡았다. 은퇴한 70대 월급 의사 등을 고용해 허위로 요양급여신청서를 작성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2억7000만 원 상당의 요양급여를 챙겼으며, 허위 입·퇴원확인서를 받아 1억4000만 원 상당의 민영 보험금을 수령한 사기 혐의였다. 서울의 한 요양병원도 치매 질환이 있는 80대 고령의 의사를 고용하고 암 전문 모텔형 병원을 운영하다 적발됐다. 이 의사는 암과 무관한 일반의였다. 서울의 다른 암 전문 요양병원에서는 정신분열증과 우울증이 있는 마취 전문의를 채용했으며, 또 다른 암 요양병원에서도 80대의 산부인과 의사를 고용했다가 경찰에 적발된 바 있다.
이처럼 일부 요양병원들이 본인 건강도 책임지지 못할 것 같은 의사들을 채용해서 영리만 추구하는 데다, 고용된 의사 수가 적다 보니 야간이나 휴일에 당직 의사를 배치하지 않아 응급 상황에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4년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야간·휴일 당직 의사를 배치한 비율은 43.5%에 불과했다.
보험사기에 뛰어든 요양병원들은 통원치료가 가능한데도 환자들을 장기간 입원시키는 방식을 주로 이용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요양병원 입원자의 35.6%가 180일 이상, 18%는 361일 이상 입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자유로운 입원이 가능한 요양병원 특성상 불필요한 비급여 과잉진료를 양산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앞서 경찰에 적발된 사례처럼 사무장 병원, 허위 식대, 요양급여 부당 청구 등과 같은 불법행위가 정부의 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요양병원에 집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는 진료비 과잉 또는 부당청구가 의심되는 요양병원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이 현지 조사와 상시감독 체계 마련에 나서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보험협회 관계자는 “요양병원에 입원할 때 상급종합병원 등 환자의 진료가 선행된 의료기관의 주치의 소견서를 증빙하도록 의무화하는 등 환자의 입원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면서 “요양병원 환자 분류를 체계화하고 장기입원을 제어하기 위한 관련 법령, 복지부 규칙 등의 제·개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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