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의 영화 ‘세상의 모든 아침’과 ‘은밀한 생’의 작가 파스칼 키냐르는 인터뷰집 ‘파스칼 키냐르의 말’(마음산책)에서 책 읽기는 점점 더 무지해지는 일이라고 했다. 현대 프랑스 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로 꼽히는 그는 파편적인 글쓰기, 장르가 부재한 작가답게 책 읽기에 대한 질문에도 쉽게 정리된 말을 주지 않는다. 책 읽기는 자신과 세상을 알아가는 과정이라는 흔한 말 대신 오히려 점점 더 알 수 없게 되는 일이라고 했다. 모호한 그의 말은 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모르면 오히려 모든 것이 명확하고 분명하고, 알면 알수록 세상은 새로운 모습을 드러내 그만큼 우리가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자각이 들게 한다.
그는 독서의 중요한 기능을 “자신으로부터 나오는 것, 여행하듯 다른 세계로 데려가는 노래를 만드는 것, 마약, 엑스터시, 마법의 양탄자, 샤먼의 노래이며 전혀 다른 상태가 되기 위한 강렬한 성적 호기심, 무엇을 훔쳐보는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진짜 독서는 우리를 훨씬 본래적인 것이자 훨씬 동물적이고, 훨씬 혼란스럽고, 훨씬 불안하고, 훨씬 불확실한 경험을 하게 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했다. 다른 세계로 데려가 강렬한 호기심으로 우리 존재를 뒤흔들고 자신도 모르는 근원에 닿게 하는 독서, 키냐르가 말하는 이런 진짜 독서를 해본 적이 있던가, 생각하게 된다.
해가 뜨기 훨씬 전에 일어나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읽고 공상에 젖어 쓰고 생각한다는 그는 서재에 있는 아무 책이나 읽지만 싫어하는 책으로 다음과 같은 작가가 쓴 책을 꼽았다. “미사여구와 단어를 좋아하는 사람, 자기 언어를, 자기 가문을, 자기 이름을, 자기 국적을, 자기 종교를, 자기 사상을, 자기 편의를, 자기한테만 시의적절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 248쪽, 1만5000원.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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