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對北압박 강도’ 왜 높이나

北核폐기·검증넘어 관리포함
美 ‘核 불능화’영구지속 의지

향후 비밀 核시설 탐지 여부
개발인력 관리 문제가 ‘관건’

北 ‘조건강화’ 반발 배제못해
‘비핵화 합의’자체 어려울수도


미국이 미·북 정상회담의 구체적 개최 장소와 시기 공개를 앞두고 북한 핵 폐기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인 것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넘어 추후 핵무기 재개발 우려까지 불식시키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핵 불능화를 ‘영구적’으로 지속하겠다는 미국의 의지는 철저한 북핵 사찰 및 폐기 검증을 넘어 사후 관리까지 포함된 것인 만큼 북한의 비밀 핵시설 탐지 여부와 핵개발 인력 관리 문제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다만 미국의 새롭게 강화된 비핵화 조건에 대해 북한이 반발할 경우 미·북 간 비핵화 합의 자체가 어려울 수도 있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테이블에서는 수위를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신임 미 국무장관이 취임식에서 언급한 “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북한 대량파괴무기(WMD)의 폐기”(PVID)는 비핵화를 둘러싼 대북 협상에 관한 미국의 입장을 잘 나타낸다. 대북 강경파로서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에서 국무장관으로 보직을 변경한 폼페이오 장관이 기존의 북한 비핵화 방침이었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CVID)보다 ‘되돌릴 수 없는’이란 요건을 더욱 강화해 언급한 것이기 때문이다. 또 이는 결국 미·북 정상회담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비핵화 추진에 있어 ‘향후 핵무기 재개발’을 중요한 과제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이 같은 상황 판단이 기우가 아닌 것은 북한 핵 개발 및 핵 시설 배치 상황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북한 핵개발의 ‘메카’인 영변 핵단지에만도 약 390동의 건물이 밀집해 있으며, 이 건물들이 핵개발에 있어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북한이 사찰단에 제대로 신고할지 미지수다. 북한이 6자회담 끝에 핵무기 폐기를 약속했던 지난 2005년의 9·19 공동성명이 결렬됐던 중요한 이유도 이 같은 철저한 검증 절차와 과정을 북한이 거부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이 향후 비핵화 합의에 따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특별사찰을 수용한다고 해도 비밀 핵시설이 잔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에 PVID를 언급하며 영구적 핵폐기를 추진한다는 방침을 제시한 것으로 보이지만, 영구적 북핵 불능화가 가능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특히 미국의 ‘완전한 비핵화’ 방침과 결이 다른 비핵화 방안을 주장해 온 북한이 새롭게 강화된 미국의 이번 비핵화 방침에 반발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에번스 리비어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객원선임연구원은 3일 서울에서 열린 ‘2018 한국포럼’의 ‘비핵화와 평화체제’ 세션에서 “과거 북한 당국자에게 비핵화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북한에 대한 미국 위협의 제거,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핵우산의 폐기’라고 답했다”며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다른 정의를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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