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물리·AI 이론 총동원
비운의 천체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지난 3월 타계했을 때 그가 남긴 예언이 새삼 화제가 됐다. 호킹은 지구 환경과 관련해 매우 비관적인 전망을 했는데, 지구 황폐화에 대비해 인류는 빨리 우주로 나아갈 길을 개척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저자인 SF 소설가 닐 스티븐슨의 신작 ‘세븐이브스(Seven Eves)1: 달 하나의 시대’(북레시피)는 바로 이런 디스토피아적 전망을 소재로 한 장편이다. 전체 3권 중 첫 번째로, 인류의 멸망과 재건에 관한 상상력 그 자체다.
어느 날 지구의 위성인 달이 대폭발한다. 이로 인해 지구는 2년 뒤 거대한 운석들이 폭풍처럼 쏟아져 내리는 ‘하드 레인(Hard Rain·우주 파편)’에 마주칠 위기에 처한다. 인류는 생존을 위해 지구 밖에 우주 정거장을 세우고 그곳에 소수의 선택된 사람들을 태워 보낼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우주 정거장도 우주적 재난을 피해갈 수 없고, 모든 혼돈이 지나간 뒤 살아남은 건 단 ‘7명의 여자(Seven Eves)’뿐이다. 그로부터 5000년이 지난 후 7개 종족으로 나뉜 인간들은 다시 한 번 미지의 세계인 지구를 향해 위험한 여정에 나선다. 달이 폭발했다는 황당한 가정에서 시작해 5000년이 넘는 시공을 넘나드는 이야기다. 인류의 파괴와 재탄생이라는 거대한 서사가 우주물리학, 양자역학, 로봇공학, 인공지능(AI), 유전공학, 심리학 등 방대하면서도 정교한 이론들에 맞춰 톱니바퀴처럼 펼쳐진다.
저자는 2004년 미국의 민간 우주개발업체인 ‘블루 오리진’에서 일할 때 우주 파편에 의한 지구적 재앙이라는 소재를 처음 떠올렸다. 그리고 인류의 우주 개척이라는 가능성을 버무렸다.
책은 2016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임기 말 여름 휴가지에 가져갔던 소설이다. 또 그에 앞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자신의 휴가 도서로 꼽은 5권 중 하나이기도 하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