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로 총리 축출 보름만에
수도 곳곳 환호… 푸틴 축하
조기 총선 등 과제 산적


아르메니아의 반정부 시위를 이끈 야권 지도자 니콜 파시냔(42) 의원이 차기 총리로 선출됐다. 아르메니아는 피 한 방울 없이 평화적 시위로 일군 ‘벨벳혁명’의 결실을 이루게 됐다.

8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르메니아 의회는 이날 파시냔 총리 선출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해 찬성 59표, 반대 42표로 통과시켰다. 반정부 시위로 세르지 사르키샨(63) 전 총리가 사임한 지 보름 만이다. 이날 총리 선출 소식이 전해지자 수도 예레반의 공화국광장에 모여 있던 수만 명의 파시냔 지지자들은 서로 얼싸안으며 환호했고 파시냔의 이름을 연호했다. 공화국광장에서 지지자들 앞에 선 파시냔은 “우리의 승리는 내가 아르메니아의 차기 총리로 선출된 게 아니라 아르메니아의 차기 총리를 우리가 결정했다는 것”이라며 “이제부터 아무도 아르메니아인의 권리와 자유를 침해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언론인 출신인 파시냔이 지난달 수십 명과 함께 국립 라디오방송을 기습 점거하며 사르키샨 총리 선출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일 때만 해도 그는 밀리터리 디자인의 티셔츠와 검은색 야구모자를 특징으로 하는 선동가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시위 규모가 순식간에 수만 명으로 늘면서 야권 지도자로 등극, 국가 지도자 자리에까지 오르게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인구 290만 명의 작은 내륙국에서 일어난 가장 큰 변화”라고 보도했다. 정치평론가들은 파시냔의 총리 취임에 대해 “혁명은 승리로 일단락됐지만, 혼란은 이제부터 시작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당장 정부를 구성하고 조기 총선을 치르는 등의 정치 일정을 무사히 소화해야 하는 데다 혁명의 승리로 높아진 국민의 기대감을 충족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파시냔은 전화 통화에서 양국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데 동의했다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박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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