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출범 1년을 맞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소득 불평등을 해소하면서 대기업의 불공정거래를 규제해 공정경제를 이루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노동시간 단축을 단행했으며, 재벌 규제를 강화해 노동자의 권익을 높이는 성과를 거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성장잠재력을 높여 일자리를 창출하고 소득과 부(富)의 불평등 완화를 위해선 추진해야 할 과제도 많다.

먼저, 기업의 기술력을 높여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대통령 직속으로 일자리위원회를 설치해 일자리를 늘리려 노력해 왔다. 그러나 매월 30만 명씩 늘어나던 일자리는 최근 들어 10만 명대로 줄어들었으며, 청년실업률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 투자가 늘어나지 않는 것은, 과도한 정부 규제나 생산성보다 높은 임금 그리고 낮은 기업의 기술력 때문이다. 해결책은 기업의 기술 혁신에서 찾아야 한다. 정부는 새로운 산업 구조에 맞게 신기술 전문 인력을 양성해 기업의 기술 혁신을 지원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독일처럼 신기술을 도입하는 기업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는 정책을 펴야 한다. 기술 혁신으로 산업 경쟁력이 높아질 때 임금도 높아지고 일자리도 늘어날 수 있다.

다음으로, 부동산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 가격을 안정시켜야 한다. 정부는 그동안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양도소득세를 올리고 대출을 규제하는 등 주택 수요 억제책을 펴 왔다. 그러나 도심 주택 수요가 늘어나고 가격이 오르는 주원인은 미흡한 교통 인프라에 있다. 서민들이 사는 수도권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데는 병목현상으로 출퇴근에 2∼3시간 이상이 걸린다. 병목현상 해소를 위해 터널을 신설하고 직행 지하철을 건설하는 등 변두리 지역의 교통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 교통난을 해소해 부심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야 도심 주택 수요가 줄면서 부동산 가격이 안정돼 가계부채가 줄고 부의 불평등도 해소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미시적인 정책보다는 거시적인 전략으로 경기를 살리고 신(新)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정책 당국은 그동안 경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정규직화, 재벌에 대한 규제 강화 등 미시적인 대책에 치중해 왔다. 그러나 지금 우리 경제를 억누르고 있는 경기침체와 주력 산업의 중국 이전 그리고 미국의 통상 압력은 거시적이고 국제적인 충격이다. 올바른 거시정책의 선택과 신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혁신성장 전략이 필요하다. 내수시장이 큰 일본도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확대 재정정책과 미시적 대책을 사용했으나 실패하고 결국 양적완화 정책으로 환율을 높이면서 기업 수익이 늘어나 경기 회복에 성공했다. 높은 실업률과 성장잠재력 약화의 주원인이 거시적 요인에 있음을 인식하고 올바른 거시경제 정책과 성장 전략을 사용해 이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주력 산업의 중국 이전에 대응할 신성장동력이 없다는 것이다. 미국·중국·일본 모두 신성장동력이 국부와 일자리 창출에 중요한 요인임을 인식하고 신산업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또, 이러한 배경이 미·중·일 간 무역 분쟁의 근본적인 원인이기도 하다. 우리도 산업 전략을 구체화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기업 투자가 늘어나게 해야 한다. 기업의 투자와 수익이 늘어날 때 일자리가 늘어나고 임금이 높아지면서 문 정부의 경제정책도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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