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50배 과태료제’ 시행
언론 연계 매니페스토 운동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한국 사회의 발전 흐름 속에 숨 가쁜 진화를 거듭했다. 민주화와 산업화를 쉴 새 없이 경험한 한국에서 금권·관권선거가 기승을 부릴 때마다 선거제도와 문화 개선을 꾀해 왔다.
중앙선관위는 3·15 부정선거와 4·19혁명을 거쳐 1963년 헌법기관으로 태어났다. 공정한 선거 관리로 관권·부정선거를 막자는 취지다. 1964년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중앙선관위를 방문하려 하자, 초대 사광옥 위원장이 “행정부 장은 헌법상 독립기관을 방문할 수 없다”며 거절한 이야기는 유명하다.
직선제 도입에 따른 선거 과열을 방지하지 위해 선거비용 제한제 등을 도입했지만 ‘돈 선거’ 관행은 쉽게 뿌리 뽑히지 않았다. 1987년 대통령선거와 1988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과열된 선거 분위기가 1989년 4월 동해시 국회의원 재선거까지 이어졌다. 선관위는 당시 처음으로 불법 선거운동 단속반을 편성하고, 같은 해 9월 서울 영등포구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비디오카메라 등 장비를 투입해 단속했지만 위법 행위를 뿌리 뽑지 못해 이회창 중앙선관위원장이 책임을 지고 사퇴하기도 했다.
선관위가 법상 감시·단속권이 없어 위법사항 적발에도 아무 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자 1992년과 1997년 법 개정이 이뤄졌다. 선관위가 선거범죄 관련자에 대한 동행·출석요구권 등을 갖게 됐다. 2004년엔 금권선거를 막기 위해 소액을 제공받은 사람은 형사 처벌 대신 기부받은 가액의 50배에 상당한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선관위는 2000년 들어서는 단순 선거관리 업무뿐만 아니라 시민단체 및 언론과 연계한 매니페스토 운동에도 나서고 있다. 2012년 19대 총선과 18대 대선에서는 선거일 전 1주일을 ‘정책·공약 바로 알기 주간’으로 지정했다. 올해 6·13 지방선거에서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구·시·군별 ‘우리 동네 공약지도’를 제작했다.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교통이 불편한 지역에 거주하는 유권자나 노약자에게 교통 편의를 제공하고, 투표를 마친 유권자에게는 국공립시설 이용요금을 면제·할인해주는 방식이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
관련기사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