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의 시기에는 어떤 투자전략을 가져가야 할까? 물가 상승에 맞춰 금리가 오르기 때문에 만기가 긴 채권의 경우 발생하는 이자보다 채권의 평가손실이 더 클 수 있다. 따라서 채권은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단기 채권 위주로 투자하는 것이 더 좋다. 물가 상승분만큼 원금에 더해주는 물가채도 고려해볼 만하다. 금 투자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화폐가치 하락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매우 유용한 수단이지만, 미국 금리와는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 금리 상승에 따른 부정적인 부분도 존재한다. 수익보다는 혹시 모를 금융 리스크에 대비한다는 관점으로 보유할 만하다.
원자재 상품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 대부분의 원자재 관련 상품은 선물 시장에 투자한다. 미래의 선물가격은 일반적으로 현재 가격보다 높게 형성돼 있다. 이를 ‘콘탱고’라고 하는데, 투자를 유지하기 위해서 만기가 돌아온 선물계약을 다음 만기 선물 계약으로 이월하면서 더 비싼 가격에 매수하게 된다. 이 롤오버 비용이 발생하면서 가격 상승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 따라서 원자재 상품에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는 원자재를 생산하는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인플레이션 시기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전략, 즉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안 좋은 투자전략이다. 물가가 오르면 현금의 구매력이 떨어지게 된다. 같은 금액으로 살 수 있는 재화의 양이 줄기 때문이다. 예금도 마찬가지이다. 예금 금리보다 물가 상승률이 더 클 경우 예금 투자의 명목 가치는 증가하겠지만 실질 가치로 볼 때 투자 손실을 입은 것과 마찬가지이다.
롤프 도벨리의 ‘스마트한 선택들’을 보면 ‘후회에 대한 두려움’은 사람들을 이따금 비합리적으로 행동하도록 몰아간다. 미래에 후회라는 끔찍한 감정을 느끼지 않기 위해서 보수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또 사람들은 ‘현상 유지 편향’이 있어서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기존에 해왔던 방식을 유지한다고 한다. 따라서 아무것도 투자하지 않는 것이 어쩌면 ‘심리적’으로 편안할 수 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시기에는 현금을 보유하는 것은 투자 손실과 같다. 자산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심리적인 편안함을 뛰어넘어야 한다. 인플레이션을 대비하는 포트폴리오 구축이 필요한 때다.
김범준 삼성증권 WM리서치팀 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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