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스티븐 연 조화 돋보여
연기 비중높인 심사도 긍정적
필름마켓 바이어 상담 이어져
이창동 감독의 ‘버닝’이 한국영화 최초로 칸국제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8일(현지시간) 개막한 제71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른 ‘버닝’이 16일 뤼미에르극장에서 공식 상영회를 열고, 전 세계 영화인들에게 첫선을 보인다. 배우 유아인과 스티븐 연, 전종서 등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가 우연히 어릴 적 친구 해미(전종서)를 만나고, 그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을 소개받으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그렸다. 이 감독은 이 영화에 대해 “과거에는 힘들어지는 현실의 대상이 무엇인지 분명했다면, 지금은 무엇 때문에 자기 미래의 희망이 안 보이는지 찾기가 어렵다”며 “그런 무력감과 분노를 품은 젊은이들이 일상에서 미스터리를 마주하는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이 감독과 칸영화제의 인연은 각별하다. ‘박하사탕’이 2000년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처음 초청됐고,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전도연)을 수상했으며 ‘시’로는 자신이 직접 각본상을 거머쥐었다. 또 2009년에는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참여 했다.
칸영화제가 ‘칸 패밀리’를 극진히 챙기고, 정치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8년 만에 다시 칸을 찾은 이 감독의 황금종려상 수상이 점쳐진다. 젊음의 고뇌를 깊이 있게 표현해온 유아인과 ‘옥자’를 통해 연기력을 검증받은 스티븐 연의 조합도 수상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할리우드 배우 케이트 블란쳇이 심사위원장을 맡아 연기 부분에 비중을 높이 둘 거란 예상이 나온다.
칸영화제에 밝은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칸영화제의 정치학적 관점에서 볼 때 이창동 감독이 올해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이나 심사위원대상, 감독상 중 하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영화가 아직 황금종려상을 받지 못한 건 수모다. 올해 수상할 적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칸영화제 개막과 함께 문을 연 필름마켓 ‘버닝’ 부스에 바이어들의 상담이 이어지고 있다. 이 영화 해외 세일즈를 맡은 화인컷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많은 바이어들이 방문해 ‘버닝’에 대해 문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버닝’의 수상 여부는 19일 폐막식에서 발표된다.
칸=글·사진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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