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ly Shit / 멀리사 모어 지음, 서정아 옮김/글항아리

‘악의 꽃’의 프랑스 시인 샤를 보들레르는 뇌졸중으로 쓰러져 말하는 능력을 잃었지만 시도 때도 없이 “제기랄”(Crenom)이란 욕만은 내뱉었다. 그룹 ‘U2’의 보컬리스트 보노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벅차오르는 행복감과 놀라움을 가누지 못해 “정말이지 씨발, 기똥차게 멋진 상이네요!”라고 수상 소감을 내뱉었다가 법원에 불려 다니는 신세가 됐다. 한 실험에서 피험자들은 “저런”(shoot)처럼 순화된 말보다 “젠장”(shit)같은 비속어를 말할 때 차가운 물에 손을 담근 상태로 더 오래 버텼다. 대부분의 언어 능력은 자발적 활동과 합리적 사고를 통제하는 상위뇌(대뇌피질 영역)에서 담당하는 반면, 비속어는 감정과 투쟁, 자율신경계, 심박수를 관장하는 하위뇌(변연계)에서 다뤄진다. 비속어는 특별한 언어적 도구인 것이다. 스탠퍼드대에서 중세 르네상스 영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는 고대 로마부터 현대까지 상소리의 언어사적·문화사적 궤적을 학술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하게 추적한다. 저자는 “예나 지금이나 상소리는 언어적으로 중대한 역할을 수행하며 역사를 제대로 바라보게 하는 특별한 창”이라고 말한다. 476쪽, 2만2000원.

엄주엽 선임기자 ejyeo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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