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개입
정부 인사 권력남용으로 피해”
중재의향서…정부 협상 안할듯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정부에 제출한 중재의향서에 적시된 배상금액은 최소 6억7000만 달러(약 7180억 원)로 나타났다. 엘리엇은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피해를 당했다며 4월 13일 법무부에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중재의향서를 보냈다. 중재의향서는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로 가기 전 상대 정부와 협상을 거치는 단계다. 정부는 엘리엇의 협상 제안에 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법무부에 따르면 엘리엇은 중재의향서를 통해 “현재 최소 6억7000만 달러로 추정되는 삼성물산의 투자와 관련한 손실과 피해를 포함해 이자, 비용 등 배상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양사 간 합병이 발표된 직후인 2015년 6월 엘리엇은 삼성물산 주식 7.12%를 가지고 있다고 공시했다. 이후 합병 비율(제일모직 1주 대 삼성물산 0.35주)이 삼성물산에 불리하게 책정됐다며 합병에 반대했다. 특히 엘리엇은 당시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공단이 합병에 찬성한 이유가 권력의 부당한 개입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엘리엇 측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하기까지 여러 사건과 연루된 정부 관계자들이 이미 형사 기소를 당했다”면서 “이는 당시 박근혜 대통령,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권력 남용을 통해 엘리엇에 손해를 끼쳤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다만 정부가 엘리엇의 협상 제안에 응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지금까지 우리 정부가 중재의향서에 따라 협상을 마무리 지은 적은 한 차례도 없다. 정부 관계자는 “손해액 산정 기준 등을 먼저 확인할 것”이라면서도 “국고가 낭비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ISD 절차는 중재의향서 제출 90일 이후부터 가능하며 만일 ISD로 갈 경우 네 번째 사례에 해당된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겸 한국기업법연구소 이사장은 “적폐청산 수사가 엘리엇의 ISD 제소 위협에 빌미를 주는 자충수가 된 것”이라며 “정부로서는 검찰의 적폐청산 수사를 부정할 수도 없고 중재 요구를 받아들일 수도 없는 ‘딜레마’로 고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정환·이관범 기자 yom724@munhwa.com
정부 인사 권력남용으로 피해”
중재의향서…정부 협상 안할듯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정부에 제출한 중재의향서에 적시된 배상금액은 최소 6억7000만 달러(약 7180억 원)로 나타났다. 엘리엇은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피해를 당했다며 4월 13일 법무부에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중재의향서를 보냈다. 중재의향서는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로 가기 전 상대 정부와 협상을 거치는 단계다. 정부는 엘리엇의 협상 제안에 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법무부에 따르면 엘리엇은 중재의향서를 통해 “현재 최소 6억7000만 달러로 추정되는 삼성물산의 투자와 관련한 손실과 피해를 포함해 이자, 비용 등 배상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양사 간 합병이 발표된 직후인 2015년 6월 엘리엇은 삼성물산 주식 7.12%를 가지고 있다고 공시했다. 이후 합병 비율(제일모직 1주 대 삼성물산 0.35주)이 삼성물산에 불리하게 책정됐다며 합병에 반대했다. 특히 엘리엇은 당시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공단이 합병에 찬성한 이유가 권력의 부당한 개입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엘리엇 측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하기까지 여러 사건과 연루된 정부 관계자들이 이미 형사 기소를 당했다”면서 “이는 당시 박근혜 대통령,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권력 남용을 통해 엘리엇에 손해를 끼쳤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다만 정부가 엘리엇의 협상 제안에 응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지금까지 우리 정부가 중재의향서에 따라 협상을 마무리 지은 적은 한 차례도 없다. 정부 관계자는 “손해액 산정 기준 등을 먼저 확인할 것”이라면서도 “국고가 낭비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ISD 절차는 중재의향서 제출 90일 이후부터 가능하며 만일 ISD로 갈 경우 네 번째 사례에 해당된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겸 한국기업법연구소 이사장은 “적폐청산 수사가 엘리엇의 ISD 제소 위협에 빌미를 주는 자충수가 된 것”이라며 “정부로서는 검찰의 적폐청산 수사를 부정할 수도 없고 중재 요구를 받아들일 수도 없는 ‘딜레마’로 고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정환·이관범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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