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과 정상회담 즉석에서 수용
이란 核협정 전격탈퇴 발표 등
직감에 의존해 모든 정책 결정
공갈·엄포 통해서 협상력 키워
오는 6월 12일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북한 지도자와 정상회담을 하게 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직관형’ 지도자로 평가된다. 한마디로 ‘육감(gut)’에 의존해 정책 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강하고 즉석에서 판단을 내리는 것에 능숙하다. ‘협상의 달인’으로 자처할 만큼 사업가다운 감을 중시한다.
이 같은 성향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에서도 두드러지고 있다. 3월 초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방북 뒤 방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미·북 정상회담 개최 의사를 전달했을 때 주변의 반대를 물리치고 즉석에서 제안을 수용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사실 그가 2016년 11월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것도 이 같은 직관에 의존한 바가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5년 8월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시작 당시만 해도 ‘찻잔 속 돌풍’으로 여겨졌지만 ‘러스트벨트(낙후된 공업지대)’의 백인 중산층 및 노동계층의 분노·좌절을 직감적으로 꿰뚫어본 뒤 이를 정치적 동력으로 결집시키는 역량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최근 집권 2년 차를 맞은 트럼프 대통령의 ‘직감’ 의존은 더욱 강화되는 추세다. 북한과의 협상뿐 아니라 8일 이란 핵협정 파기, 주이스라엘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 등이 대표적이다. 모두 기존 워싱턴 주류 세력은 절대 검토하지 않을 정책들로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주류 기조와도 맞아떨어진다. 워싱턴포스트(WP)도 10일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언급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갈수록 육감에 의존한 결정을 많이 내리고 있으며 독창적인(out of box) 접근법이 더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술도 매우 비전통적이다. 근간은 ‘예측하기 어려운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확산시키는 방식으로 불확실성을 높여서 상대방을 불안하게 만드는 전술이다. ‘블러핑(공갈·엄포)’을 가장 즐겨 사용하는데 북한의 전통적 협상술인 ‘벼랑 끝 전술’과도 상당히 닮아있다. 미국 내에서는 ‘미치광이’ 전술이라는 이름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 군사적 옵션(선택)을 직간접적으로 시사하면서 북한을 압박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게 트럼프 대통령의 ‘계산’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을 ‘안정적 천재(stable genius)’라고 언급한 것처럼 즉흥적으로 보이는 것조차도 본능적으로 정치적 계산을 끝낸 뒤 나온 행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그는 미·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주변 인사들에게 “아무도 내가 무얼 하려는지 알지 못한다. 그들은 아무것도 모른다”면서 신나게 자랑하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적극 이용하고 미디어를 십분 활용한다는 게 특징이다. 이에 따라 ‘언론 플레이’를 통해 몇 가지 안을 먼저 흘린 뒤 ‘간’을 보거나 ‘TV쇼’ 같은 장면을 연출하는 방식으로 오는 11월 중간선거 등 국내 정치에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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