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 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가 6월 12일 싱가포르로 확정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행보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 주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첫 핫라인(직통전화) 통화를 하고, 오는 22일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연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다음 달 8∼9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도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남북 정상 간 핫라인 통화와 관련,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청와대는 “미·북 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가 정해지면 김 위원장과 통화할 소재가 될 것”이란 입장을 밝혀 왔다. 지난달 27일 남북정상회담 이후 김 위원장은 지난 7∼8일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에서 두 번째 북·중 정상회담을 가졌고, 문 대통령도 9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한·일·중 정상회의를 한 만큼 양 정상이 통화할 여건은 충분히 마련됐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아울러 정부가 5월 중순으로 계획하고 있는 남북고위급회담을 추동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주말이나 내주 초에는 정상 간 통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열리는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은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간 의견을 조율하는 핵심 일정이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4일 방미 당시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부터 미·북 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에 대해 언급을 받은 후 이를 문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이에 따라 한·미 정상회담의 날짜도 22일로 정해졌다. 문 대통령은 ‘선(先)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후(後)보상’ 입장을 보이고 있는 미국과 ‘단계적·동시적 조치’를 강조하고 있는 북한의 간격을 좁히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G7 회의 참석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공식초청은 없었다”면서도 “이것(한반도 비핵화 문제)과 G7이 아주 관계가 없지는 않다. 이전부터 참가 문제를 협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북 정상회담을 한 이후 G7에 가는 것이 더 자연스럽긴 하겠지만, 가서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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