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개혁이 단골 선거 공약이 될 정도로 검찰에 문제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논란과 관련해 15일 벌어진 상황은 ‘법치(法治) 수호 조직’으로서의 정상적 기능 여부를 의심해야 할 정도로 심각하다. 우선, 과거의 항명이나 자중지란 사태와는 크게 다르다. 일선 검사가 자신의 생각과 맞지 않는다고 변호사를 배석시킨 채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정치권이나 시민단체에서 폭로 기자회견을 하는 행태와 흡사하다. 상부의 잘못에 대해 검사도 당연히 비판하고 잘못을 지적할 권리와 책임이 있다. 그러나 내부 시스템을 활용해야 한다. 문무일 검찰총장의 범죄 혐의를 주장하려면 확고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이번 경우는 그렇게 보기 힘들다.

이런 행태도 문제이지만 주장도 수긍하기 힘들다. 안미현 검사는 “문 총장이 지난해 12월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을 조사하겠다는 (춘천)지검장을 호되게 질책했다”며 수사 방해인 양 규정했고, 오후에는 강원랜드 수사단(단장 양부남 광주지검장)이 보도자료를 통해 “수사단 출범 당시 공언과는 달리 수사지휘권을 행사하고 전문자문단을 구성해 사건 처리 방향을 정하라고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독립적 수사 보장과, 올바른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휘 라인에서 조언과 지시를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절대적 독립성을 주장하면 ‘검찰 해방구’나 다름없다. 문 총장과 수사단 사이에 오간 협의를 보면, 수사 방해로 보기 힘들다. 2004년 상명하복의 검사 동일체 원칙은 사라졌지만 검찰총장의 수사 지휘·감독권(검찰청법 제12조)은 명문화됐다. 일선의 판단이 곧 최종적 판단이 되는 조직은 정상이 아니다. 국민에 대한 형사처벌과 관련된 경우엔 더욱 그렇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권 의원에 대한 영장청구나 검찰 간부에 대한 기소 문제에는 신중을 기하는 게 당연하다. 이런 의견조차 수사 방해라며 폭로 회견까지 한 것은 지나쳤다. 드루킹 사건에 대한 ‘수사 방해’ 의혹과 비교하면, 검찰 일각이 정치인 집단인지 법치 수호자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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