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 간부들이 노조 사무실에서 업무 시간에 도박을 했다는 의혹이 노조 자체 조사에서 사실로 드러나 노조가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노조 집행부는 사과문을 내며 근절책을 발표했으나, 노조 내부에선 가담자에 대한 ‘일벌백계’ 등을 주장하며 내부 혁신을 통해 노조의 신뢰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문화일보 4월 12일 자 14면 참조)

16일 현대차 노조 등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 규율위원회는 지난달 11일 노조 집행부에서 중도 사퇴한 간부가 폭로한 ‘업무시간 노조 간부 도박’ 건과 관련, 자체 조사를 벌인 끝에 ‘일부 노조 간부들이 업무 시간에 일명 ‘책장 뒤집기’ 도박을 한 것이 사실로 확인됐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규율위원회는 지난 15일 배포한 조사 결과 자료에서 “보는 시각에 따라 오락일 수 있다는 주장이 있지만, 돈의 금액이 많고 적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행위 자체가 노조 사무실에서 일어난 것은 상무 집행 간부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히 우려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가담자는 5명가량으로, 몇 차례에 걸쳐 1회에 1000∼2000원씩을 걸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현대차 노조는 16일 “규율위원회 진상조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며, 조합원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연루자들은 징계 절차에 따라 엄중 문책하겠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냈다. 노조는 또 “앞으로는 노조 사무실에서 사행성으로 비난받을 수 있는 어떠한 내기 게임도 근절하겠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노조의 도덕성 회복을 다짐하고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에 일부 노조 현장조직은 유인물을 내고 “‘비위 행위가 사실로 밝혀지면 해당자가 누구든 일벌백계한다’는 당초 약속을 지키라”며, 집행부에 강력한 징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앞서 지난달 11일 현대차 노조 집행부에서 중도 사퇴한 전 간부 A 씨 등 2명은 “업무시간 중 노조 임원을 포함해 일부 간부와 측근들이 소회의실에 들어가 도박행위인 일명 ‘책장 뒤집기’를 했다”고 대자보를 통해 폭로했다.

울산=곽시열 기자 sykwak@
곽시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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