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페소화가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물가가 치솟는 등 금융시장이 혼란스럽다. 아르헨티나는 멕시코와 함께 1994년 말에도 외환위기를 겪었고 동아시아로 전염되면서 결국 1997년 동아시아 외환위기로 이어진 적이 있다.
그 아르헨티나가 지난 8일 국제통화기금(IMF)에 300억 달러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외국인 투자자본의 유출과 페소화 급락을 막기 위해 앞서 지난 4일 정책금리를 40%까지 올렸지만 소용없이 500억 달러 남짓한 외환보유액만 줄어들자 결국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면서 미국의 금리 인상기를 맞아서 신흥국 시장 금융위기가 재발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대두하는 등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때문에 외환위기 10년 주기설이 현실화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1984년 중남미 외환위기, 1994∼1997년 중남미·동아시아 외환위기,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등 금융·외환 위기가 10여 년을 주기로 발생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위기 이전에 미국 금리 인상이 있었고, 그 결과 신흥 시장국으로부터 대규모 자본 유출이 발생하면서 위기가 왔다는 점이 주목된다.
미국은 1994년 1월부터 1995년 4월까지, 또 2004년 6월부터 2006년 8월까지 금리를 인상했는데, 그 전 저금리 시절에 신흥 시장국으로 유출됐던 자본이 다시 미국으로 유입되면서 당사국인 미국은 물론 신흥 시장국들도 위기를 겪었다.
다시 미국은 2008년 이후 7년반여 지속된 제로 금리를 청산하고 2015년 12월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2016년 12월부터는 본격적인 금리 인상을 시작했다. 특히, 올해에는 미국 경제의 견조한 회복세에 힘입어 지난 3월에 이어 3차례 더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국의 이란 핵 협상 탈퇴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미국 물가상승률도 목표치를 웃돌 것으로 보여 가파른 금리 인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아울러 미연방준비제도는 2008년 9월 이후 양적완화 정책으로, 9000억 달러 수준이던 본원통화를 4조 달러가 넘는 수준까지 풀었는데, 이를 3년여에 걸쳐 회수해 정상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어서 양적완화를 해 온 유로존·영국·일본에서도 금리 인상과 통화 환수 등 통화정책 정상화가 뒤따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막대하게 유입됐던 자본이 유출로 반전(反轉)될 경우 신흥 시장국의 충격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클 수도 있다. 특히, 2008년 이후 초저금리 자금을 차입해 외채가 1조4000억 달러에 이른 중국을 비롯한 신흥 시장국들이 외환보유액도 늘었지만 외채와 외국인 투자자금도 같이 증가했는데, 이런 돈들이 유출로 반전될 때 온전할 수 있는 신흥 시장국이 과연 얼마나 될 것인지 우려가 작지 않다.
게다가, 중국·한국·동남아·중남미 신흥 시장국들은 아직 경기가 회복되지 않고 있고 부채도 많아 금리를 인상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이 경우 미국과의 금리 차이는 커지고 주가도 하락세로 반전되면서 환차손과 투자 손실을 우려한 외국인 자본들이 유출될 것은 자명하다.
우선, 국내 경제 활성화로 주가가 하락해 투자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외환보유액 확충, 한·미와 한·일 등 달러 통화스와프 체결 등 충분한 외화 유동성 확보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정치·사회적 안정도 추구해 과거처럼 정치 위기가 경제 위기로 전이되지 않도록 하는 일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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