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학회장이 본 부동산 시장

“거래 비용을 떨어트려 부동산 거래가 더 쉬워지도록 해야 합니다.”

널리 알려진 부동산 전문가이기도 한 김경수 한국경제학회장은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교수연구실에서 현재 부동산 시장 정책에 대해 이 같은 조언을 내놨다. 부동산 시장의 거래 움직임을 어느 정도 유지하기 위해서는 거래 단계에서 들어가는 비용을 낮추는 방향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얘기다.

최근 부동산 시장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제도 시행에 이어, 지난달 출범한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6·13 지방선거가 끝난 뒤 보유세 인상이 골자인 보유세 권고안을 낼 계획을 밝히면서 거래 절벽 우려가 심화하고 있다. 김 학회장은 “현재 정부의 부동산 시장 정책 취지 등에 비춰봤을 때 보유세를 인상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보유세를 높인다면 가계의 부담 등을 고려했을 때 부동산 시장의 거래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거래 관련 세금은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김 학회장이 우려하는 부분은 부동산 자산 외에 이렇다 할 소득이 없는 계층이 요즘처럼 부동산 시장이 경직된 가운데 부동산조차 처분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특히, 부동산 대출과 연계된 막대한 규모의 주택담보대출이 소비를 계속해서 짓누르고 있는 내수 상황을 고려하면, ‘집을 판다’는 선택이 항상 가능하도록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김 학회장은 “취·등록세 등 거래 단계의 과세를 줄인다면 높은 보유세를 부담하기 어려워진 계층들이 부동산 거래를 통해 숨통을 어느 정도 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의 거래량은 전반적인 가계부채의 리스크(위험)와도 연결되는 문제다. 각종 보유세가 인상되는 탓에 부동산을 보유하는 데 대한 비용 부담이 높아지면, 이들이 지고 있는 가계부채의 건전성도 악화할 수밖에 없다. 이 가운데서 부동산 거래를 통한 주담대 리스크의 조절이 어려워지기 시작하면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촉발한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와 같은 상황까지도 벌어질 수 있다. 김 학회장은 “부동산 가격의 사이클에는 비교적 주기가 짧은 ‘경기 변동’, 주기가 길고 여파도 더 큰 ‘신용’ 두 가지 사이클이 존재하는데, 만약 두 사이클이 함께 같은 방향으로 부동산 가격을 움직인다면 매우 큰 충격이 발생할 것”이라며 “거래가 활발해야 시장의 조절 기능을 통해 이 문제의 충격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학회장은 한편, 인구 감소 등 인구구조의 변화가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김 학회장은 “2010년 즈음 부동산 가격이 많이 하락할 때 몇몇 부동산 전문가들이 인구 감소 등 문제와 결부해 부동산 가격이 많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을 하기도 했지만 정확히 들어맞지는 않았다”며 “인구구조의 변화가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는 아직은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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