贊 54 反 45로 의회인준 통과
공군 군무원하다 CIA에 지원
對테러센터 첫날 9·11겪기도
지나 해스펠(62·사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지명자가 테러 용의자 물고문 논란을 딛고 CIA 71년 역사에서 첫 여성 수장 자리에 올랐다.
17일 AP통신, CNN 등에 따르면 미국 상원은 이날 지나 해스펠 CIA 국장 지명자에 대한 인준 투표를 실시해 찬성 54표, 반대 45표로 인준안을 최종 가결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의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후임 CIA 국장으로 지명된 그는 1947년 CIA가 공식 설립된 이후 첫 여성 국장으로 취임하게 됐다. 앞서 상원 정보위원회는 16일 해스펠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을 찬성 10표, 반대 5표로 가결 처리했다.
해스펠 신임 국장은 테러 용의자 물고문 논란에 발목이 잡혀 당초 인준 통과가 불확실했다. 그는 2002년 CIA가 태국에서 ‘고양이 눈(캐츠 아이)’이라는 암호명의 비밀감옥을 운영할 당시 책임자로 있으면서 테러 용의자들에게 물고문 등 가혹한 심문을 지휘해 국가 안보에서는 피도 눈물도 없는 초강경 매파 성향 인사로 알려져 있다. 민주당이 인준에 반대하고 나섰고 베트남전에서 포로가 돼 고문받은 전력이 있는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상원의원까지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한때 스스로 사퇴를 고민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는 상원 정보위 민주당 간사 마크 워너(버지니아) 의원에게 9·11 이후 “가혹한 구금과 심문 프로그램은 시행되지 말았어야 했다”는 내용의 반성 서한을 보내 지지를 이끌어 냈고 결국 CIA 신임 국장 자리에 오르게 됐다.
미국 켄터키주에서 5남매의 첫딸로 태어난 해스펠 지명자는 공군인 아버지의 임지를 따라 전 세계 미군기지로 옮겨 다니며 학창 시절을 보냈다. 고2 때 아버지에게 육군사관학교에 가겠다고 포부를 밝혔지만 “육사는 여학생을 받지 않는다”는 말에 꿈을 접었다. 대학 졸업 후 매사추세츠주 공군특수부대 군무원으로 일하던 그는 당시 젊은 장교였던 마이크 비커스 전 국방부 정보담당 차관으로부터 “전 세계에서 비밀업무를 수행하는 CIA라는 곳이 있고 여성도 일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지원을 결심했다. 구직 신청서를 작성한 뒤 정확한 주소도 없이 ‘CIA, 워싱턴DC’라고 쓴 우편을 보낸 끝에 1985년 CIA에 몸담게 됐다. 이후 해스펠 지명자는 “외국어 실력을 활용해 모험을 하고 싶었는데 CIA가 기회를 줬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2001년 테러대응센터 출근 첫날 9·11 테러를 겪기도 한 그는 이후 세계 여러 국가의 지부장을 맡는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영국정보기관 MI6의 주무대이자 세계 정보기관의 각축장으로 꼽히는 런던 지부장을 두 차례나 역임하는 등 탁월한 업무 역량을 인정받았다. 미국 공무원의 최고 영예로 꼽히는 최우수 공직자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 2013년 CIA 핵심조직인 국가비밀공작국(NCS) 국장을 맡았으나 테러 용의자 고문 논란이 불거지면서 퇴임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정권을 잡은 뒤 CIA 부국장으로 복귀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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