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장성·전현직 조종사 등
반대 세력들 사전 정리 작업
최근 리라화 폭락 지지도 추락
野연대 나서면 당선 장담 못해
조기 총선과 대선을 한 달 앞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64) 터키 대통령이 군인 101명을 쿠데타 혐의로 체포 및 검거에 나섰다. 야권은 장기집권 독재를 위한 반대파 숙청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터키 정국이 다시 혼돈 속으로 치닫고 있다.
17일 알자지라 방송 등에 따르면, 터키 검찰은 지난 2016년 쿠데타를 주도했던 펫훌라흐 귈렌을 비롯한 종교 지도자들과의 연계 혐의로 장군 1명을 포함해 모두 101명의 전·현직 공군 장병 등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했고 33명에 대한 구속이 이뤄졌다. 검찰은 “2010년부터 2018년 사이의 전화 통화 내용 등을 조사한 결과 5000여 명이 유·무선 전화를 이용해 귈렌의 추종자들과 통화한 정황이 확인돼 101명에 대해 구속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구속된 장군은 7비행사단 사령관인 에민 아이크 준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에 29명의 전직 공군 조종사와 11명의 현직 조종사들이 포함됐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터키 정부는 얼마 전에도 약 150명의 군 관계자들을 같은 혐의로 체포한 바 있다. 터키 정부는 이번 단속이 합법적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터키 정부의 조치는 오는 6월 24일 조기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반대세력에 대한 사전 정리 작업으로 해석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새 헌법이 적용되면 이번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2028년 74세까지 집권이 가능해 절대권력을 휘두르게 된다. 그는 지난 4월까지 50% 이상의 높은 지지율을 보였지만, 최근 리라화 가치 폭락 등으로 실정이 부각되면서 지지도가 크게 추락했다. 전날인 16일 에르도안 대통령이 통화 정책에 대한 개입을 시사하자 리라화 가치는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다른 야권 후보들이 연대에 나선다면 선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이날 터키 공화인민당 대표인 무하렘 인스는 “에르도안이 국가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간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소셜미디어서비스에선 에르도안 대통령이 쿠데타 세력 청산을 이유로 반대파 인사를 숙청하면서 입지 강화를 기도하고 있다는 글들이 우후죽순 올라오는 가운데 장기 집권 반대 캠페인이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터키 정부는 “구속은 국가 안보를 위해 꼭 필요한 조치”라고 항변하고 있다. 터키는 2016년 7월 쿠데타 당시 선언됐던 국가비상사태가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지금까지 총 16만 명이 체포됐고, 14만 명의 공무원들이 해고됐다. 유엔 인권사무소는 지난 3월 터키에서 현재까지 5만 명이 기소되거나 감옥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고 발표했다. 서방 정부들과 인권 단체들은 터키가 반정부 인사들을 탄압하기 위한 구실로 쿠데타 미수사건을 이용했다며 쿠데타 실패 후 정부의 구금과 숙청을 비난해 왔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