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나집 라작 전 말레이시아 총리의 아파트에서 명품 가방과 보석, 달러 등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18일 일간 더스타 등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6일 밤부터 나집 전 총리의 집과 아파트, 사무실 등 6개소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말레이시아 경찰은 쿠알라룸푸르 중심가의 고급 아파트에서 대량의 사치품과 현금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말레이 경찰 연방상업범죄조사국(CCID)의 아마르 싱 국장은 “압수품에는 핸드백이 담긴 상자 284개가 포함돼 있다. 압수한 핸드백 중 72개에는 현금과 시계, 보석류가 담겨 있었다”고 말했다. 핸드백은 에르메스 버킨백과 루이뷔통 등 다양한 브랜드의 명품이었다. 아마르 국장은 “너무 많은 물품과 현금이 나와 당장은 정확한 가치를 추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경찰은 전날 아침 나집 전 총리의 자택에서 발견된 철제 금고를 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나집 전 총리 측은 열쇠를 잃어버리는 바람에 지난 20년간 열어본 적이 없는 금고라고 주장했다.

아마르 국장은 사치품과 현금이 나온 아파트 소유자의 신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번 수색은 1MDB 스캔들 수사와 관련해 이뤄졌다”고 답했다. 1MDB는 나집 전 총리가 국내외 자본을 유치해 경제개발 사업을 하겠다며 2009년 설립한 국영투자기업이다. 그와 측근들은 1MDB를 통해 최대 60억 달러(6조 4000억원)의 나랏돈을 국외로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특히 나집 전 총리의 부인 로스마 만소르 여사는 남편의 연봉 10만 달러(약 1억 원) 외엔 알려진 소득원이나 물려받은 재산이 없으면서도 다이아몬드와 명품백 수집을 취미로 삼는 등 사치 행각을 벌여왔는데, 현지에선 1MDB 횡령자금이 여기에 사용됐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박세희 기자 saysay@
박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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