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英·佛·獨·러 대책 논의
美, 핵협정 탈퇴 후 제재 강화


이란이 미국의 탈퇴에도 불구하고 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유지를 선언한 유럽연합(EU)에 대해 투자확대 등 실질적 경제협력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EU는 21일 미국이 새로운 제재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핵협정의 침몰을 막기 위해 달러가 아닌 유로화로 이란과 금융거래를 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21일 외신 등에 따르면 모하마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은 20일 테헤란을 방문한 미겔 아리아스 카네트 EU 에너지·기후담당 집행위원을 만나 “현 상황을 고려할 때 유럽이 핵협정을 정치적으로 지지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며 “핵협정을 실질적으로 지키는 조처를 하고 이란과 경제협력을 지속하기 위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란의 이 같은 요청은 프랑스 토탈 등 유럽 주요 기업들까지 에너지개발 등 이란 사업을 속속 중단 및 포기하는 상황을 EU가 막아달라는 주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비잔 남다르 장게네 석유장관 역시 전날 “EU가 핵협정을 지키고 이란을 돕는다면 미국이 제재해도 이란 원유 수출량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카네트 집행위원은 19일 기자회견에서 이란중앙은행에 유로화를 직접 송금하는 방안을 이란 정부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피하기 위해 유로화 직접 송금 방식을 제안했고 양측이 실무 차원에서 세부계획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방식은 한국이 2010년 이란산 원유 수입을 위해 미국에 예외국 인정을 받아 사용했던 원화 결제 계좌와 같은 방식이다. 또 알리 악바르 살레히 이란 원자력청장은 EU가 미국의 제재 부과에 대응해 1996년 제정됐으나 한 차례도 발동된 적 없는 대항입법(외국이 법률과 법원판결을 역외적용할 때 자국민을 보호하는 법률)을 가동하기로 약속했다고 전했다. 이란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러시아 등 미국을 제외한 이란 핵협정 서명국 6개국은 오는 25일 미국의 핵협정 탈퇴 이후 첫 공동위원회를 열어 관련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핵협정 탈퇴 후 대이란 제재 고삐를 바짝 죄고 있는 미국은 추가 제재에 나선다. CNN 및 AP통신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1일 헤리티지 재단 연설을 통해 대이란 제재를 강화하는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김남석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