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명 사망… 생존자는 3명
복음주의 목사부부 10쌍 희생
평소에도 유지·관리 문제 많아


110명이 사망한 쿠바 여객기 추락사고의 안타까운 사연이 속속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기적의 생존자 3명 중 1명이 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아바나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번 참사에서 기적적으로 생존한 에밀레이 산체스는 한때 생명이 위독했지만 현재는 의료진에게 의사표명이 가능할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 산체스는 아바나에서 휴가를 마친 후 동부 도시 올긴에 위치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사고 항공기에 탑승했다. 산체스의 어머니 에스테르 데 라 오는 “딸은 의식이 있어 내가 병원에 온 것을 알고 있으며 ‘물을 달라’고 말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다른 두 명의 여성 생존자는 국적이 쿠바로 위독한 상태로 병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망자 중에는 쿠바 복음주의 목사 부부 10쌍도 포함됐다. 이들은 아바나에서 열린 목회자 회의에 참석 후 돌아가던 길에 참사를 당했다. 함께 목회자 회의에 참석했던 레오넬 로페스 쿠바 나사레네 교회 협회장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신실했으며 가족과 이웃, 모든 이에게 충실했다”고 밝혔다. 사고기 기장 루이스 누네스에 대해서도 주변인들은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성인이 된 딸이 있는 그는 직장인 다모 항공에서 승무원들 사이에서 좋은 평판을 받았다. 다모 항공에서 근무했던 마르렌 코바루비아스는 AP통신에 “누네스 기장은 명랑하고 늘 행복한 모습을 보여줘 그와 함께 비행하는 일은 놀라운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코바루비아스는 부기장이었던 미겔 앙헬 아레올라에 대해서도 “자신이 집에서 만든 초밥(스시)을 대접하려고 동료들을 초대하곤 했다”고 회상했다. 현지 언론들은 “쿠바 전국에서 애도의 목소리가 전해지고 있다”며 비통한 분위기를 전했다.

쿠바 국영 항공사인 ‘쿠바나 데 아비아시온’과 전세기 임대 계약을 한 멕시코 항공사 다모(글로벌 에어) 소속 보잉 737기는 지난 18일 모두 113명을 태우고 수도 아바나 호세 마르티 국제공항을 이륙한 직후 들판에 추락해 110명이 사망했다. 사망자 중 승객은 104명으로 쿠바인이 99명으로 가장 많고 아르헨티나인과 서사하라 출신이 각각 2명, 멕시코인 1명이었다. 멕시코 국적 승무원 6명도 모두 사망했다. 한편 쿠바 정부는 이날 항공기 블랙박스를 양호한 상태에서 수거했으며 조사작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고 분석에 앞서 멕시코 일간 엘 우니베르살과 밀레니오 등은 다모 항공의 전직 조종사들이 항공기 유지·보수 관행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는 증언을 잇달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정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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