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모비스 의결 앞두고 외신·금융업계 가능성 제기

“캐스팅보트 역할 벗어던지려”
일각서 “모럴 해저드” 비판
현대車 “부결때 플랜B 없어
주총 표 대결에 올인 할 것”


현대모비스의 분할 합병안을 결정할 현대모비스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연금의 ‘기권설’과 ‘중립설’이 대두 되고 있다. 이는 국민연금이 찬성과 반대 어떤 표를 던져도 비난받을 수 있는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책임을 벗어나기 위한 ‘정치적 결정’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국부펀드의 모럴 해저드’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21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국민연금이 현대모비스 주총에서 찬성과 반대 중 어떤 선택을 하든 비난을 피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기권하거나, 의결에는 참여하지만 어느 한쪽에 표를 주지 않는 중립을 지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부담스러운 캐스팅 보트 역할을 스스로 벗어 던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도 최근 이런 이유를 언급하며 국민연금이 오는 29일 열릴 현대모비스 주총에서 기권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결권에 산입되지 않는 기권과 달리 중립은 의결권을 행사하면서도 주총에 참석한 실제 주주의 ‘대세’에 따라가는 방법이다. 국민연금의 지침에는 중립을 ‘기금이 의결권을 행사할 주식 수를 뺀 나머지 주식의 찬성 및 반대의 비율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기술하고 있다. 기권과 중립의견 모두 분할 합병안의 찬성과 반대 어느 쪽에도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재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사회적 주목도가 높은 의결권에 대해 내부적으로는 민간의결권전문위원회를, 외부적으로는 의결권자문사의 권고 등 2중의 책임회피 장치들을 마련해 두고 있다”면서 “운용수익도 중요하지만, 자국산업을 키워야 하는 국부펀드로서 역할도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국내 25대 재벌그룹 상장사의 오너 일가 우호지분은 평균 43%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벌 기업의 중요한 경영 현안을 결정할 때 평균 6%가량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 의견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대차그룹은 주총까지 일주일 여 남은 기간 합병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전사적 역량을 동원하는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주총에서 합병안 부결 이후를 가정한 이른바 ‘플랜 B’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면서 “주총 표 대결에 올인(다 걸기)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
방승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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