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 인연 탓에 군종법사 택해
늘 작은 도움이라도 되려 노력
병사들과 상담 참 재미있어요”
“병사들과의 상담이 힘들기보다는 참 재미있습니다.”
공군 최초의 여군(대위 진급예정) 군종법사인 자원(34·속명 홍순영·군종 39기·사진) 스님은 “젊은 병사들이 약하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었는데, 직접 대하니 그렇지 않더라”며 “수요 장병법회 때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天上天下 唯我獨尊 三界皆苦 我當安之)’를 법회 때 자주 들려 준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늘 위와 하늘 아래 오직 내가 홀로 존귀하다. 삼계가 모두 고통이니, 내 마땅히 이를 편안케 하리라’는 뜻이다. 자원 스님은 “병영 내 각종 문제가 생기는 것을 살펴보면 병사 주변에 아무도 없고, 외로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혼자 말 못하고 속앓이하기보다 내가 소중한 존재이기를 알기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움직이도록 다가가서 손을 내밀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부처님 말씀을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7월 임관해 병영에서는 첫 부처님오신날(22일)을 맞는 자원 스님은 장병들에게 ‘우유법사님’으로 통한다. 아침저녁으로 틈날 때마다 비행단 초소를 돌며 초병들에게 우유 등을 전해주는 일을 10개월 가까이 해왔다. 자원 스님은 “초소를 돌며 우유와 커피, 신자들이 보낸 닭강정 등을 전해준다”며 “병사들과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고 초병들이 근무로 인한 피로를 잠시나마 잊게 해주려는 취지”라고 했다. 조종사를 양성하는 경남 사천 제3훈련비행단이 첫 근무지인 자원 스님은 매주 수요일 저녁 학생조종사를 위한 법회를 연다. 스님은 부처님의 법문을 전하고 도움이 필요한 학생조종사들을 상담하며, 비행훈련에 매진해 조국 영공을 수호할 보라매로 태어나도록 돕고 있다. 지난해부터 자원 스님과 함께했던 학생 조종사들은 비행훈련 과정을 수료한 뒤에도 계속 스님과 연락하며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자원 스님은 공식 법회 외에도 수시로 장병들과 함께 차담을 나누며 고충을 이해하고 덜어주려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말 부대 법당 내부 카페에서 가진 한 병사와 면담을 통해 자살 충동을 미연에 방지하는 성과도 있었다.
현재 육·해·공군을 통틀어 여군 군종법사는 자원 스님을 합쳐 모두 4명. 자원 스님은 “자비로 중생을 구하는 관세음보살처럼, 부족하나마 제가 닦은 공덕을 회향(回向)해 장병들의 어려움을 함께하는 군종법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경북 칠곡 출신인 스님은 충남 공주 동학사에서 4년, 비구 스님들이 대부분인 경남 합천 해인사 선방(禪房)에서 3년 수행했다. 동국대 불교학과 시절 남다른 학구열로 학승 권유를 많이 받은 스님은 “전생의 인연 탓에 군종법사의 길을 택했다”고 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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