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강경태도에 대응 고심
文과 통화 통해 배경 파악

백악관내 부정 여론 커져
中개입 변수엔 불쾌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잇따른 북한의 강경한 태도에 대한 대응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원칙을 제시하면서 북한을 압박하고 있지만 ‘6·12 미·북 정상회담’의 현실적 성과를 놓고 숙고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례 방중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지면서 ‘중국 변수’도 급부상하고 있는 형국이다.

20일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미·북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한편 북한의 최근 태도 변화 배경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한·미 정상 통화를 먼저 요청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북한이 최근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이유를 물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전화통화를 원할 정도로 사태가 긴박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태도 변화는 미국의 양보를 좀 더 얻어내려 하는 것이거나, 회담이 잘 안 되거나 무산될 경우에 대비해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말 중국이 김 위원장의 방중을 통보하지 않아 격앙된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한·미 동맹 분열, 중국 레버리지(지렛대) 활용 전략이 먹혀들고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 안팎에서 북핵 협상 회의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백악관에서는 지난해 대북 군사적 공격을 주장했던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미·북 정상회담이 잘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일각에서는 실질적 북한 비핵화 목표를 CVID에서 다소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이날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북한의 핵 능력을 제거하든 하지 않든 간에 북한과 평화협정을 서명하고,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병력 감축에 맞춰 미군 병력을 철수하는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38노스 창립자인 조엘 위트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도 애틀랜틱 기고문에서 “2013년 1.5트랙 대화 당시에도 북한은 단계적 비핵화 접근법을 명확히 해왔다는 점에서 미국은 비핵화가 여러 가지 단계가 이어지는 긴 과정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전직 관료들은 4년 혹은 8년 임기의 미국 행정부가 북한 정권의 유지를 계속 담보할 수 없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김정은 체제 안전 보장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19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파괴무기 조정관은 “김정은 정권에 반발하는 주민 봉기가 일어나거나 정치 불안정 상태가 되면 미국은 김정은 정권의 생존을 담보할 수 없고 북한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역시 “북한 정권 존립을 전적으로 보장할 수는 없고 정권에 반발하는 주민들로부터 김 위원장을 보호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 특사는 “북한의 체제 안전 보장은 4년 혹은 8년 임기를 갖는 행정부에 의해 이뤄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북한의 안전은 미·북 관계에 달린 만큼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방안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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