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 체제보장 교환 핵심
美北 정상회담 향배 가늠자
제3국核반출 등 거론 가능성
대신 검증은 과거보다 확대
핵폐기완료후 평화협정 선언
조금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2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 내놓을 미·북 정상회담을 위한 중재안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이 어떤 중재안을 내놓느냐에 따라 북한과 미국의 태도가 결정되고 미·북 정상회담의 향배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이 이번에 제시할 중재안에는 북한의 체제 보장 방안과 핵무기 반출 방식 등과 관련해 보다 구체적인 안을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북 협상 과정에서 북한이 가장 불만을 갖고 있는 부분은 구체적인 체제 보장책인 것으로 분석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21일 “미·북 협상의 가장 큰 틀은 비핵화와 체제 보장의 교환”이라며 “북측이 자신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이 충분치 않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16일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담화에서 “전 행정부들과 다른 길을 걸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가 우리의 핵이 아직 개발 단계에 있을 때 이전 행정부들이 써먹던 케케묵은 대조선 정책 안을 그대로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것은 유치한 희극이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핵물질을 폐기하고 미국과 수교를 맺었지만 몰락한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와 같은 길은 가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이 미·북 수교는 물론 국제법적으로 효력이 있는 유엔 차원의 결의안 채택 등을 체제 보장책으로 요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올해 안 남·북·미 3자 간 종전선언, 미·북 연락대표부 교환, 유엔의 대북 경제제재 해제 등을 북한에 대한 체제 보장 방안으로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다 한 단계 위의 체제 보장책인 한반도 평화협정은 북한의 비핵화가 완료되는 시점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북한은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인식을 강하게 드러낸 상황이다.
따라서 북한의 확실한 비핵화 이행 약속의 전제가 있을 경우 미국이 제재 해제 시점을 대폭 앞당기는 등의 조치가 문 대통령이 제시할 수 있는 중재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이행 방식도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지난주 미·북 회담과 관련한 태도가 급변한 것은 존 볼턴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의 핵무기 미국 본토 반출 발언이 있었던 직후다. 볼턴 보좌관은 미국이 직접 북한의 핵무기나 핵물질을 가져오는 방식을 선호한다는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북한은 자신들이 스스로 핵무기를 해체하고, 이를 국제사회에 검증받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직접 와서 핵무기를 해체하는 작업을 벌이거나 국외로 반출할 경우 체제 보장에 악영향을 주는 신호로 북한 내부에 인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제3국으로의 반출, 북한 자체 해체를 인정하되 과거보다 확대된 방식의 사찰 허용 등이 가능한 중재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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