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韓美정상회담 뒤로 밀릴듯
北, 통화 거부로 韓통해 美 압박
北 ‘美北회담 공식발표’도 없어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할 때까지도 남북 간 핫라인(직통전화)은 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4월 27일 열린 남북 정상회담 이후 늦어도 문 대통령의 방미 이전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첫 통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북한이 한·미 연합군사훈련, 태영호 전 영국공사 저서 및 강연, 집단 탈북 여종업원 사건 등을 문제 삼으면서 난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미 정상회담 전 남북 간 정상 통화에 대해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지난 11일 미국의 6월 12일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일정 발표를 전후해 북한과 핫라인 통화 의사를 타진했지만, 성사가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그동안 핫라인 통화 지연에 대해 “통화를 위한 통화를 하는 것보다는, 어떤 내용으로 통화하느냐가 중요하다” “미·북 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가 결정되면 통화의 소재가 될 것”이라고 해왔다.

이에 따라 북한이 ‘한국 길들이기’ 차원에서 핫라인 통화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이유로 남북 고위급 회담을 일방적으로 연기하고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취재에서 한국 취재단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유리한 방향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설득해주길 바라는 압박의 취지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에게 “필요할 때에는 아무 때든 우리 두 사람이 전화로 의논도 하겠다”고 밝혔지만, 핫라인은 난기류 국면에서 전혀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남북 양 정상 간 통화는 한·미 정상회담 이후로 미뤄지는 것은 물론, 통화 여부도 불명확한 상황이다. 북한이 아직 미·북 정상회담 일정을 공식 발표하지 않은 상황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이 미·북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발표하기 전에 문 대통령과 대화하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는 관측이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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