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 갈등 여전하지만
이념에 밀려 위력 떨어져
소득별 입장차 크지 않아
여성, 남성보다 더 진보적
교육수준 따른 격차 미미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외교·안보와 경제, 사회, 교육 등 쟁점 정책 사안에 대한 유권자들의 입장을 조사 분석한 결과 보수·진보 등 이념 성향에 따른 정책입장 차이가 지역·연령·소득 등 다른 요소에 의한 차이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수십 년간 한국 정치에서 핵심 갈등으로 여겨져 온 지역갈등, 최근 부각된 세대갈등보다도 이념갈등이 더 주된 갈등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념 > 지역 > 연령순으로 큰 영향력 = 21일 문화일보·서울대 폴랩(Pollab) 공동 유권자 정책입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정책 지향을 보여주는 ‘정책입장 점수’는 지역과 성, 연령, 학력, 소득, 이념 중 이념성향에 따른 점수 차이(0.966점)가 가장 컸다. 정책입장 점수는 0을 기준으로 양(+)값이 커질수록 보수성향, 음(-)값이 커질수록 진보성향임을 나타낸다. 응답층 간 비교에서는 절댓값 차이가 클수록 정책입장 차도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을 ‘보수’라고 답한 응답자의 정책입장 점수는 0.547점인 데 반해 ‘진보’라고 답한 응답자의 정책입장 점수는 -0.419점이었다. 특히 경제와 비경제 정책입장을 구분할 때 비경제 분야(0.759점)보다는 경제 분야(0.877점)에서 이념성향별 정책입장 차가 컸다. 보수유권자의 경제정책 입장은 0.499점, 진보는 -0.378점이었다. 비경제 분야에선 보수 0.426점, 진보 -0.333점이었다.
이는 지역(대구·광주) 간 차이인 0.466점에 비해 두 배 이상으로 크다. 응답자의 정책입장 점수 평균이 가장 보수적으로 나온 곳은 대구로 0.174점이었다. 가장 진보적이었던 곳은 광주로 -0.292점을 기록했다.
이념·지역 다음으로는 연령별 정책입장 점수 차이가 컸다. 전체적으로 60대 이상(0.242점) 유권자들이 가장 보수적이었고, 20대 유권자들이 가장 진보적(-0.151점)이어서 두 집단 간의 차이가 0.393점에 달했다. 영호남의 지역갈등이 여전하지만 영향력 면에서는 이념갈등에 자리를 내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조사를 지휘한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최근 지역색이 옅어지면서 지역보다는 진보와 보수 등 이념에 따라 정책입장을 정하는 성향이 뚜렷하다”며 “한국 사회가 서구적인 이념지형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소득층, 고소득층보다 다소 진보적 = 저소득층은 고소득층보다 진보적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정책입장 점수 차이(0.220점)는 그리 크지 않았다. 월 소득이 200만∼399만 원 유권자들의 정책 점수가 -0.103점으로 가장 진보적이었고, 1000만 원 이상(0.117점) 유권자가 가장 보수적이었다. 소득수준이 가장 낮은 199만 원 이하 유권자는 -0.048점으로 두 번째로 진보적인 성향을 나타냈다.
다만 소득별 정책입장 점수 차는 비경제 분야(0.057점)보다 경제 분야(0.257점)에서 도드라졌다. 경제 분야에서 1000만 원 이상 유권자 정책입장 점수가 0.155점으로 가장 높은 데 반해 200만∼399만 원은 -0.102점으로 가장 낮았다. 비경제 분야에선 1000만 원 이상이 0.017점으로 가장 보수적인 반면, 400만∼599만 원이 -0.040점으로 가장 진보적이었다.
◇성·학력에 따른 차이는 미미 = 여성의 정책입장 점수는 -0.140으로 남성의 0.057점보다 다소 진보적이었으나 그 차이(0.197점)가 크지는 않았다. 여성 유권자는 비경제 분야에서 -0.157점으로 경제 분야(-0.100점)에 비해 진보성향을 보였다. 남성 유권자들은 경제 분야(0.029점)에서 비경제 분야(0.081점)보다 비교적 보수적이었다. 교육 수준에 따른 차이는 매우 미미했다. 고졸 이하(-0.059점)와 초대졸(-0.099점)의 차이가 0.04점에 불과했다. 이러한 점수 차는 경제 분야(0.03점), 비경제 분야(0.04점)에서도 비슷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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