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具회장‘23년 경영’업적
단기적 성과에 급급하지 않고
부단히 도전한 집념의 승부사
선제적 사업조정·신성장 발굴
매출 160兆,5배이상 늘리고
2차전지·디스플레이 사업 등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키워
“제가 꿈꾸는 LG는 모름지기 세계 초우량을 추구하는 회사입니다. 남이 하지 않는 것에 과감히 도전해서 최고를 성취해야 하겠습니다.”(1995년 2월 22일 회장 취임사)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경영환경이 어려울 때 선제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미래 성장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평소 지론과 정도 및 혁신 경영을 바탕으로 ‘전자·화학·통신서비스’ 3대 핵심 사업군을 육성하고 ,자동차부품·차세대 디스플레이·에너지·바이오 등 미래 성장사업을 키워 LG를 글로벌 기업의 반열에 올려놨다는 평가를 받는다.
21일 LG그룹에 따르면 구 회장 취임 후 23년 동안 GS·LS·LIG그룹 등을 계열 분리하고도, 1994년 30조 원대에 머물던 그룹 전체 매출이 2017년 160조 원대로 5배 이상으로, 10조 원에 머물던 해외매출이 110조 원대로 10배 이상으로 각각 증가했다. 이 같은 성과 뒤에는 5년, 10년, 20년 뒤를 바라보고 불확실성을 인내하면서 과감한 도전을 통해 결국 결실을 보고야 마는 구 회장 특유의 ‘끈기와 결단’의 리더십이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게 LG 안팎의 분석이다.
특히 구 회장은 사업에서 중도에 포기하지 않는 ‘집념의 승부사’였다. “어떤 사업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면 그 과정이 어렵고 많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중도에 포기하거나 단기 성과에 급급해하지 않고 부단히 도전해 결국에는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경영 철학 중 하나였다.
대표적인 예가 2차전지와 디스플레이, 통신서비스 등이었다. 특히 LG화학의 2차전지 사업은 구 회장이(당시 부회장) 영국 출장 경험을 살려 연구·개발을 제안한 1992년 이래로 20년이 넘는 연구·개발과 수많은 시행착오, 실패를 거듭한 끝에 그룹의 핵심 성장사업으로 키워낸 경우다.
초반에는 수년간의 투자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자 ‘사업을 접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2005년에는 2차전지 사업이 2000억 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구 회장은 “끈질기게 하다 보면 꼭 성과가 나올 것이고, 여기에 우리의 미래가 있다”며 임직원을 다독였다. 그 결과 LG화학은 중대형 2차전지 분야에서 세계 1위로 평가받고 있으며, 특히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현재 현대기아차, 미국 GM·포드, 프랑스 르노, 독일 아우디 등 30여 개 이상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면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세계 1위로 일궈낸 디스플레이도 구 회장의 과감한 결단과 집념의 결정체다. 1998년 말 정부가 주도한 ‘빅딜’ 논의로 반도체 사업의 유지가 불확실하게 되자, 그룹의 장래를 고뇌한 끝에 대규모 장치산업인 디스플레이 사업 육성이라는 단호한 결단을 내렸다. 1999년 5월 네덜란드 필립스로부터 당시 국내 민간기업 사상 최대 규모인 16억 달러의 자본을 유치하고, 3개월 후 합작법인 LG필립스LCD를 설립하는 등 신속하게 밀어붙였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년 동안 40조 원 이상을 투자한 데 힘입어 1995년 출범 당시만 해도 임직원 1100명, 매출액 15억 원 규모에 그쳤던 사세가 2017년 임직원 3만여 명, 20조 원 이상의 연 매출을 올리는 세계 1위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만년 약체’였던 통신 사업도 4세대(G) 이동통신, 사물인터넷(IoT) 시장을 주도하는 등 체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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