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위에 하늘 아래에 나 홀로 존귀하다.
많은 불경에서 석가모니가 태어나자마자 일곱 발짝을 걷고 한 손으로 하늘을, 한 손으로 땅을 가리키며 위와 같이 말했다고 한다. 이 구절 뒤에 두 구절이 더 있는데 경전마다 조금씩 다르다. 주로 상좌부 경전에는 “지금의 삶 이후로는 삶의 인연이 이미 다했다”는 구절이 나오지만, 대승 경전에서는 “삼계가 모두 고통 속에 있으니 내가 마땅히 편안하게 하리라”는 구절을 들고 있다. 전자가 완전한 해탈을 이룬 대각자로서 더 이상의 윤회는 없다고 선언한 것이라면, 후자는 대승불교의 정신을 살려 모든 중생을 구제하겠다는 염원이 담겨 있다. 이것을 석가모니의 탄생게가 아니라 과거불(過去佛)이 했던 말로 보는 경전도 있다.
물론 석가모니가 태어나자마자 그런 말을 했을 리 만무하다. 고대인들에게는 위대한 성자들은 처음부터 범인과 다르다는 관념이 있었기에 이런 신화가 나왔던 것이리라. 그런데 그 속에는 불교의 근본정신이 잘 담겨 있다. 2500년 전 당시 대부분의 인도인은 행복과 불행, 나아가 생로병사의 원인을 초월자인 신에게서 찾고 타력신앙을 구했지만, 석가모니는 그 근본 원인은 인간 자신의 무명(無明)에 있음을 깨쳐 누구든지 명상 수행을 통해 그것을 제거하기만 하면 모든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위의 구절은 그렇게 무명을 제거한 자가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자임을 강조한 말이다. 유아독존은 단순히 석가모니 개인의 존귀함을 주장한 것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고귀함을 선포한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즉, 우리들 하나하나가 모두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고귀한 존재임을 강조한 말로 볼 수 있다. 물론 그 기본적인 전제는 수행을 통한 스스로의 깨침이다. 석탄일을 맞이하여 유아독존의 참뜻을 다시 한 번 곰곰이 새겨 보자.
상명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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