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김동원 씨의 여론 조작 사건을 둘러싼 미스터리가 문재인 정권의 핵심부까지 번졌다. 당초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와 청와대 측은 ‘김씨의 자발적 범행’으로 선을 그었으나 엉터리 수사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데 이어 이젠 ‘권력 심층부’ 관여 사실까지 불거졌다. 청와대 측은 문 대통령에게 보고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가 대대적으로 보도된 21일에야 조국 민정수석비서관이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행태는 뭔가 감추는 데 급급하다는 인상을 주고도 남는다. 정말로 결백하다면 그럴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드루킹과 김 후보 사이에 연결 고리가 있다는 얘기가 파다했는데, 그중 하나가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으로 확인됐다. 김 후보에게 드루킹을 소개했다고 한다. 송 비서관은 대선 경선 때 후보수행총괄팀장이었고, 지금은 제1부속비서관이다. 속칭 ‘문고리 권력’이다. 김 후보는 드루킹이 2016년 6월 의원회관을 찾아와 만났다고 했을 뿐, 소개 사실은 밝히지 않았다. 송 비서관은 지난달 20일 이런 사실을 알리고 민정수석실 조사까지 받았다고 한다. 청와대는 한 달이나 쉬쉬하다가 언론 취재가 근접하자 공개한 셈인데, 석연찮은 구석이 한두 곳이 아니다.

송 비서관은 20대 총선 직후인 2016년 6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모두 4번 드루킹을 만났다고 한다. 파주 출판사 사무실에서 식사도 같이하고 심지어 ‘사례비’도 받았다고 한다. 청와대 측은 “대가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돼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고 종료했다”고 했다. 김 후보나 송 비서관, 드루킹 측 변호사를 만난 백원우 민정비서관 모두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이다. 곧 발족할 특검이 어느 정도 진실을 밝힐지 두고 볼 일이다. 소수를 오래 속이거나 다수를 잠깐 속일 수는 있어도 국민을 오래 속일 순 없다. 좀도둑 사건에서 출발해 대통령 하야로 이어진 워터게이트 사건도 범죄 자체보다 백악관의 거짓말과 은폐 시도 때문이었음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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