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정권의 본질은 물론 ‘핵 숨긴 평화’ 전략도 불변(不變)임이 적나라하게 확인되고 있다. 북한의 최근 행태는 3주 앞으로 다가온 미·북 정상회담이나, 22일 열릴 한·미 워싱턴 정상회담을 앞둔 협상 전략으로만 볼 수 없다. 한국과 미국,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수준의 전면적 핵폐기(CVID)를 수용하지 않고, 일부 핵무기를 숨길 수 있는 핵군축 협상에 나서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북한은 우선 남북 고위급회담 취소, 탈북 종업원 송환 요구 등으로 ‘약한 고리’인 문재인 정부를 때리고 있다. 오죽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7일 “김정은이 지금 협상을 원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했겠는가. 그가 20일 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북한 의도에 대해 여러 질문을 한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북한은 핵실험장 폭파 등 현란한 ‘쇼’로 본색과 속임수를 가리려 할 것이다. 따라서 한·미 정상은 이런 움직임에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의 3가지 원칙에 합의하고 공표해야 한다. 첫째, 모든 초점을 CVID에 맞춰야 한다. 이것이 보장되지 않는 한 어떤 다른 합의도 무의미하다. 둘째, CVID ‘완료’때까지 최대 압박 전략을 결코 늦춰선 안 된다. 특히 중국이 이탈하지 못하게 집중 감시해야 한다. 셋째, 어떤 경우에도 주한미군 감축 등 한·미 동맹의 약화를 초래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

그런데 미국 측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미·북 회담 실패가 미국 국내정치적으로 대참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외양만 화려하면서 신속한 CVID는 미루는 ‘적당한 포장’으로 마무리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불능화만 달성하고, 핵무기 문제는 얼버무리는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미국 이익은 로스앤젤레스 등에 대한 북한의 핵 공격을 막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한국만 핵 위협과 협박에 노출된 채 살아가야 한다. 그런 합의는 안 하느니만 못한 것이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확고한 입장을 전하고, 그에 대한 확답도 들어야 한다. 그리고 국민에게도 알려 안보 불안을 줄일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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