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에도 여름만큼 강한 자외선에 꾸준한 관리 필수

대구에 거주하는 전모(37) 씨는 최근 피부가 상했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외근이 많아지며, 바깥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 얼굴이 까맣게 그을렸기 때문이다.

정작 전 씨의 걱정은 따로 있다. 평소 머리숱이 줄어드는 것 같아 고민이 많았는데, 최근 들어 머리카락이 약해지며 더 많이 빠지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이번에야말로 피부과를 찾아야 하나 깊은 고민에 빠졌다.

‘봄볕에 며느리 내보내고, 가을볕에 딸 내보낸다’는 속담이 있다. 추위를 몰아낸 봄볕은 따뜻하지만, 그만큼 뜨겁다. 봄에는 태양의 고도가 높아 땅에 도달하는 일사량이 가을보다 약 1.5배가량 많다. 강한 자외선이나 높은 온도는 두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피부 표면에 영향을 미치는 자외선 B는 모발 단백질 손실을 부르고, 피부 깊이 영향을 미치는 자외선 A는 모발의 색을 옅게 만드는 데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도 나온 바 있다. 결국, 자외선이 모발 색을 옅게 하고, 굵기를 가늘게 해 탈모를 유발한다. 요즘은 봄부터 더위가 기승을 부려 이 시기에 땀과 피지 분비까지 증가해 두피를 더 자극할 수 있다.

◇환경 탓보다 원인부터 파악=탈모의 주된 원인은 호르몬 변화, 유전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주된 원인에 자외선이나 열과 같은 외부 자극이 더해지면 진행 속도가 더 빨라진다. 머리를 감을 때 일정량 이상의 머리카락(100개 이상)이 빠지거나 앞머리나 정수리 모발이 가늘어지고 힘이 없어지는 등의 변화가 있는지 살펴보자. 이와 함께 이마선이 M자 형태로 후퇴한다면 피부과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 탈모는 진행성 질환으로 한번 시작되면 증상이 계속 악화하므로 치료는 빠를수록 좋다.

탈모 중 가장 흔한 것은 흔히 대머리라 부르는 남성형 탈모(안드로겐 탈모)다. 남성형 탈모는 남성호르몬이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이라는 물질로 변환하면서 발생한다. 이 DHT는 두피 모낭을 공격해 모발을 가늘게 하고 모발의 성장을 방해하는 역할을 해 탈모를 유발한다.

실제 병원을 찾는 탈모 환자도 남성의 수가 많다. 최근 진료 통계를 보면 탈모 때문에 병원을 찾은 여성 탈모 환자 수는 감소하는 추세지만 남성 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취업, 결혼 등으로 외모에 관심이 많은 20∼40대 남성 환자의 비율이 가장 높다. 탈모로 말미암은 젊은 남성의 고민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탈모도 치료 가능한 질환=의학적으로 탈모를 치료할 방법은 약물치료와 수술요법이 대표적이다. 탈모 치료는 증상의 진행 정도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초기 남성형 탈모는 약물치료만으로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약물치료는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효과와 안전성을 인정받은 경구용 치료제와 바르는 치료제가 있다. 먹는 약은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DHT로 변환되는 과정을 차단해 탈모의 진행을 막는다. 치료 시작 후 1∼3개월부터 치료 효과를 볼 수 있으므로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필수다. 신동필 더 블랙성형외과 원장은 “약물치료로 눈에 띄는 효과가 없으면, 모발 이식 수술을 고려한다”며 “모발 이식은 탈모가 잘 일어나지 않는 뒷머리의 모낭을 채취해 탈모가 진행된 부분에 옮겨 심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신 원장은 “모발 이식 후에도 이식한 모발 주변부에서 탈모가 일어날 수 있어 꾸준히 약물치료를 함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치료 미루면 안 돼…생활 습관도 바꿔야=탈모 증상이 있을 때 두피와 모발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머리숱을 대부분 잃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요즘 같은 때는 자외선과 열로부터 두피를 보호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두피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기 어려우므로 햇빛이 강한 날은 통풍이 잘되는 모자를 착용하는 편이 좋다. 헤어드라이어로 모발에 갑작스러운 고열을 가하면 큐티클(두피를 덮고 있는 세포)이 손상될 수 있으므로 머리를 감은 후에는 자연 바람이나 헤어드라이어의 냉풍 기능을 이용해 두피까지 건조한다.

청결도 중요하다. 머리를 감으면 머리카락이 더 많이 빠진다고 오해하는 사람이 많은데, 두피에 기름기가 끼고 더러워지면 오히려 탈모를 촉진한다. 적어도 이틀에 한 번은 머리를 감는 게 좋다. 왁스나 스프레이 같은 헤어 스타일링 제품은 쓰지 않는 것이 좋지만, 꼭 사용해야 한다면 안전한 제품을 사용하고 귀가 후 바로 씻어내야 한다. 신동필 원장은 “탈모의 주된 원인은 아니지만, 자외선과 같은 외부 요인이 두피와 모발에 지속적인 자극을 주면 탈모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며 “탈모는 한번 시작되면 점점 악화하는 질환으로 감추거나 민간요법에 의존하기보다는 전문의를 찾아 올바른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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