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인전철 지하化’ 인천시장 선거 핵심쟁점 부상
유정복 자유한국당 예비후보
구로~인천역 지하화 공약 발표
박남춘 민주당예비후보도 검토
사업비 도원역까지만 8兆 이상
국비 지원받기 쉽지 않은 상황
지상부지 판매땐 61%충당가능
1899년 개통된 이래 120년 가까이 서울과 인천을 잇는 수도권 교통의 핵심 역할을 한 국철 1호선 경인철도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또다시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야권 유력 후보의 입에서 경인전철을 지하화하겠다는 공약이 발표되고부터다. 지역의 숙원사업인 만큼 여권 후보도 대놓고 반대하지는 않는 눈치다. 다만 막대한 재원이 들어가는 사업인 만큼 현실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경인전철 지하화 공약에 대한 실현 가능성과 회의적인 전망에 대한 쟁점을 짚어봤다.
◇사업의 필요성 = 유정복 자유한국당 인천시장 예비후보는 지난 17일 자신의 재선 도전 1호 공약으로 ‘경인전철 지하화’를 꺼내 들었다. 경인전철 구로역∼인천역까지 27㎞ 구간(21개 역)을 지하화해 철도 주변 낙후된 원도심을 개발하고, 소음과 진동에 따른 민원은 물론 수도권 미세먼지 문제까지 한 번에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유 후보의 이 같은 공약은 지난 선거 때도 있었다. 2014년 지방선거를 6개월여 앞두고 인천 부평·남·남동구, 경기 부천시, 서울 구로구 등 5개 기초단체장이 모여 도심을 가로지르는 경인전철을 지하화하는 사업을 공동 추진하기로 협약을 체결했었다. 박남춘 민주당 인천시장 예비후보도 현역 국회의원으로 있으면서 여러 번 경인전철 지하화와 관련한 정책토론회를 주최하거나 참여한 적이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철도인 경인전철은 2005년 이후 매년 1200억 원 이상의 운영수입이 발생하고 있어 재투자가 꾸준히 요구돼 왔다. 특히 수도권 팽창에 따른 토지 이용의 효율성과 도시환경의 변화로 경인전철을 지하화해 지상의 철도 부지를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천문학적인 사업비 = 문제는 철도를 지하화하는 데 드는 천문학적인 사업비다. 앞서 2016년 11월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내놓은 용역보고서에는 유 후보 공약보다 2개 역 적은 구로역∼도원역까지 23.9㎞ 구간(19개 역)을 지하화하는 데 8조1966억 원의 사업비가 들 것으로 추산했다. 여기에 인천 송도∼서울 청량리까지 48.7㎞의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B노선 사업이 추진 중이다. 총 사업비 5조8319억 원이 드는 GTX-B 노선의 예비타당성 결과가 올 하반기 나온다. 앞서 2014년에는 정부 예산 6640억 원이 들어간 경인전철 복복선(급행노선) 사업이 준공됐다. 수도권 3개 광역단체를 지나는 경인전철의 지하화 사업은 국비 70%를 지원받을 수 있지만 ‘균형발전’ 논리와 지방과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지하화한 경인전철의 지상부 폐선부지(72만9100㎡)를 매각해 사업비로 충당하자는 주장도 제기된다. 개발이익을 뺀 공시지가(2015년 기준)만으로 폐선부지를 매각해도 5조534억 원의 수익이 발생, 전체 사업지의 61.6%를 충당할 수 있다.
◇철로변 슬럼화 = ‘기찻길 옆 오막살이’의 애환을 더 이상 동요로 달랠 수는 없는 일이다. 슬럼화된 도심의 철로변 개발 사례는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도 적지 않다. 최근에는 경의선 용산문화체육센터에서 가좌역까지 지상구간 6.3㎞가 지하화되면서 옛 철길은 숲길로 탈바꿈하고, 철로변의 슬럼화된 주택은 상가로 새 단장을 했다. 독일 벤츠의 본사가 있는 슈투트가르트 지역에선 지역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도심을 지나는 철도를 지하화하는 사업을 10년 넘게 추진 중이다. 프랑스 파리 동쪽에 위치한 센 리브고슈는 지상 구간을 지나는 고속열차를 지하화해 철로변 슬럼화 문제를 해결했다.
인천=글·사진 지건태 기자 jus216@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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