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업으로 말을 하고, 취미이자 치유의 시간으로 글을 쓰는 나에게는 늘 의문점이 하나 있었다. 과연 ‘우리 삶에서 말은 무엇인가’, ‘소통의 목적은 무엇인가’ 그 해답을 찾고자 오랜 시간 많은 책을 읽으며 직접 경험한 소통의 순간들을 떠올렸다. 대화와 소통이 필요한 이유를 하나하나 찾으며 내가 겪었던 경험을 짝지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정용실(사진) KBS 아나운서가 책 ‘공감의 언어(한겨레출판)’를 펴냈다. ‘글 쓰는 방송인’으로 잘 알려진 정 아나운서는 행복하게 대화하고 소통하는 것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한다. 26년 동안 방송인으로 살아온 그는 오프라 윈프리의 다음과 같은 말에 고개를 끄덕거린다. “나는 언제나 소통은 춤과 같다고 생각했다. 한 사람이 한 발짝 앞으로 내디디면 상대는 한 발짝 뒤로 물러선다. 댄스플로어에서 한 발짝만 잘못 디뎌도 두 사람이 함께 엉켜들 수 있다.”
요즘 방송의 토크쇼는 주도권을 쟁탈하는 전쟁과 같지만, 정 아나운서는 결투가 아닌 춤과 같은 소통 방식을 지향한다. 진정한 공감은 상대의 이야기를 듣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강조하며, 말을 하려는 욕심을 버리고 다른 이의 이야기를 경청하면서 얻었던 공감의 순간들을 전한다. 그에 따르면, 마음의 벽을 허무는 공감의 언어는 자신의 취약함을 드러낼 때 더 빛을 발한다. 인문학자 이어령, 발레리나 강수진 등의 진솔한 고백을 들으며 그는 함께 울고 웃었고, 그 경험을 생애의 소중한 기억으로 삼고 있다.
정 아나운서가 이 책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대화를 통한 공감은 테크닉이 아니라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데서 나온다는 것. 진정한 소통은 다른 사람의 손을 따스하게 잡아주겠다는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한다는 것. 그는 “공감과 소통의 길 위에서 저의 손을 잡아주었던 사람들에 대한 기억을 붙들고 계속 걸어갈 생각”이라고 했다.
장재선 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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