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보편요금제 강행 논란

통신비 체계 송두리째 흔들어
시민단체 개입 독소조항 빼야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반시장적 통신 정책의 ‘끝판왕’으로 손꼽히는 ‘보편요금제’를 강행하려는 정부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지금이라도 보편요금제 시행을 전면 재검토하거나, 2년에 한 번씩 정부가 가격을 정하고 이 가격 산정에 시민단체가 개입하게 한 ‘독소 조항’이라도 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편요금제는 월 2만 원대에 데이터 1GB, 음성 통화 200분 제공을 강제하는 요금제다.

2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보편요금제 법안이 지난 11일 규제개혁위원회를 통과했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늦어도 올 상반기 내에 보편요금제 법안을 국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보편요금제는 2년에 한 번씩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통신비 협의체(가칭)’를 통해 데이터 제공량과 요금 수준에 대한 의견을 들은 뒤, 과기정통부 장관이 요금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문재인 정부의 공약 설계 등에 깊숙이 관여한 참여연대 등이 가격 결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시민단체가 통신 요금 수준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장관이 가격을 결정하는 코미디 같은 일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법안은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보편요금제를 의무적으로 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경우, 2·3위 사업자인 KT와 LG유플러스도 SK텔레콤이 도입하는 보편요금제 수준으로 요금제를 출시할 수밖에 없게 된다.

특히 최저요금제가 될 보편요금제가 출시되면, 자연스레 윗단 요금제의 가격 및 혜택 변경이 줄줄이 이뤄져야 한다. 수요·공급 원리에 따라 결정된 통신요금 가격 체계가 송두리째 흔들리게 되는 것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보편요금제가 시행되면 상상 이상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소비자 후생이 감소하는 비극적인 결말로 이어질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
손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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