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코디언을 통해 소중한 내 인생을 다시 찾았습니다.”

13년째 고양시 실버 아코디언 연주단을 이끌고 있는 공길남(83) 단장은 지난 19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코디언 연주 봉사활동은 내 인생의 최고봉으로 사회를 은퇴한 뒤 비로소 진정한 보람을 찾게 해준 보물 같은 존재”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부인이 척추 골절로 입원했는데도 이날 연주 연습에 나오는 등 항상 단원들에게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 단장은 “젊어서는 자녀를 교육하고 가족을 부양하느라 시간이 없었지만 나이 들어 직장을 은퇴한 후 시간이 많이 남으면서 어떻게 시간을 활용할 것인가 고민하던 중 어렸을 때 들었던 아코디언 연주를 평소 한 번이라도 해보겠다는 희망에 아코디언을 사서 배우게 됐다”며 “아코디언을 배우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무언가 사회를 위해 봉사를 해보자는 마음에서 봉사단을 조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남은 인생 나 자신을 위해 투자하며 살고 싶다는 마음에 악기도 사서 공부했는데, 남을 위해 봉사하게 되면서 오히려 저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놓았다. 지방 공직생활 30년과 문구사업을 그만두고 익힌 아코디언이 그에게는 지금 부업이 아닌 주업이 돼 버렸다. 어릴 때부터 교회 성가대 피아노 반주를 했던 그는 아코디언을 비교적 손쉽게 배울 수 있었다. 그는 “아무리 힘들어도 아코디언을 연주할 때마다 느끼는 기쁜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5∼10년 된 단원들이 연주 연습을 하고 나서 요양원 등에 봉사를 나가게 되면 거의 하루가 걸리지만 즐거움은 두 배로 늘어난다고 했다.

공 단장은 100세 이상 할머니들이 연주에 맞춰 춤을 추며 “내가 이 나이를 살며 이렇게 기분 좋은 날은 처음이야”라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1주일에 2번 연주단 봉사가 주어진 소명이라고 생각하고 나이에 상관없이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봉사할 생각”이라며 “개인 영리가 아닌 사회에 재능을 기부하고 비타민 같은 건강 바이러스를 전달해 많은 사람이 즐거워하고 행복할 수 있다면 계속해서 연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 단장은 “현재 무엇을 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며 “남은 생을 봉사하며 가는 세월 잊어버리고 멋있게 살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고양=오명근 기자 om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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