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트럼프 의중 전혀 파악못해
전문가들 “양국관계 경색 우려”
강경화, 폼페이오와 전화통화
“대화의 모멘텀 유지방안 협의”
지난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미·북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정상회담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불과 이틀 뒤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취소를 선언하면서 향후 한·미 관계도 경색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북한도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전혀 다른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뒤늦게 미국 측의 진의 파악에 나서며 한·미 간 신뢰와 미·북 정상회담 복원 계기 마련의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5일 오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의 전화통화로 24일(현지시간) 미·북 정상회담 취소를 밝힌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내용 등을 공유하고 향후 추진 방향을 논의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이번 통화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앞으로 미·북 간 대화가 이뤄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나가기 위해 계속 노력하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강 장관도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된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중요한 전기가 될 수 있었던 미·북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열리지 않게 된 데 대해 아쉬움과 유감을 표했다. 양국 장관은 또 북한이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 여전한 기대감을 표명하며 분명한 대화 지속 의지를 밝힌 점에 주목하면서 대화의 모멘텀을 계속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협의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그러나 지난 22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미 미·북 정상회담 취소란 방침을 세운 것으로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하지 못한 우리 정부로서는 향후 대미 외교의 부담을 떠안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지광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미·북 정상회담 취소에 대해 “(우리 정부의) 부담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지난주부터 (미·북 정상회담 취소 가능성을) 경고하기도 했다”며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통역할 필요가 없다고 얘기한 것도 이런 결과와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특히 문 대통령의 의견 제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혀 작용하지 못한 것은 대미 외교의 심각한 문제라는 비판도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미·북 정상회담을 못하겠다고 가닥을 잡고 있었는데 우리 대통령은 미국까지 가서 전혀 다른 맥락의 이야기를 하고 왔다”며 “그런 상태에서 문 대통령이 ‘이번에는 북한도 다를 거다’고 한 얘기가 트럼프 대통령의 귀에 전혀 와닿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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