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은 미국의 미·북 정상회담 취소 소식에 일제히 유감을 표시하면서도 회담 재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외신들은 특히 미국의 취소 발표 이후 나온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 내용을 긴급 뉴스로 타전하며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아직 열어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25일 프랑스 AFP통신은 김 부상의 담화 내용을 전하며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미·북 정상회담 취소 발표에도 여전히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로이터통신도 “북한은 대화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한다”며 “김 부상의 담화는 워싱턴과의 협상이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세계 각국 정상들은 미·북 정상회담 취소 소식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4일 콘스탄티놉스키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회담한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미국의 미·북 정상회담 취소 소식에 대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대화가 재개되고 계속돼 회담이 성사되길 바란다”면서 “그러한 회담 없이는 지역은 물론 글로벌 성격의 대단히 중요한 문제(한반도 문제) 해결에서 상당한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은 사전에 약속한 것을 모두 이행했다. 핵실험장의 터널과 갱도도 파괴했다. 그 뒤에 우리는 미국 측의 회담 취소 소식을 들었다”고 회담 무산에 대한 미국 측의 책임을 지적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북 정상회담 취소에도 불구하고 핵확산 방지 절차는 계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이뤄지고 있는 과정과 한반도 전체의 비핵화 및 군비 축소 움직임이 지속되길 바란다”며 “프랑스도 이 과정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으며 모든 국제사회가 함께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총리실 대변인을 통해 “(미·북) 회동이 더 이상 예정대로 진행될 수 없다는 사실에 실망스럽다”며 “한반도에서 핵무기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를 가져올 수 있는 합의가 필요하다. 영국 정부는 이 목적을 위해 계속해서 동맹국들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은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회담을 꼬투리로 여러 게임을 시도해 왔다”며 “(미·북) 회담을 해도 성과가 없으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고 교도(共同)통신이 전했다. 고노 외무상은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제대로 된 회담이 이뤄지도록 미·일이 연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담 개최 예정지였던 싱가포르 외무부는 유감을 표하며 “싱가포르는 한반도에서 지속적인 평화와 안정을 찾기 위한 대화와 노력이 계속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