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들은 한반도 평화체제 유지를 위한 주한미군의 순기능을 높게 평가하는 등 안보 문제에서만큼은 보수적인 경향을 견지했다. 또 정부 주도의 복지 정책 확대에 대해 호감을 나타내는 경향이 뚜렷했다. 다만 동성애·낙태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는 무응답 비율이 적지 않아 선거에서 여전히 정치권 금기어들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 정책 확대 성향 뚜렷 = 28일 문화일보·서울대 폴랩(Pollab) 공동 후보 정책 성향 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답한 광역단체장 후보자 53명 가운데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정부의 복지는 이롭다’고 답한 후보자는 총 50명(94.3%)으로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정부의 복지는 정부의 도움에 더 의존하게 만들기 때문에 해롭다’고 답한 후보자 1명(1.9%)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 같은 인식을 반영하듯 ‘국가건강보험의 적용 진료 범위 확대’에 대해서도 전체 응답자의 96.2%가 찬성, 반대(3.8%) 의견을 크게 웃돌았다.
한국의 경제체제와 관련해서는 ‘일부 엘리트 계층에만 호의적’이라고 답한 비율이 71.7%를 기록, ‘대부분 국민에게 호의적’이라는 답변(22.6%)의 3배 이상이었다. 이에 따라 정부의 기업 규제를 찬성하는 후보자(64.2%) 역시 반대하는 후보자(32.1%)보다 많았다.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지지세는 사안별로 의견이 갈렸다. 특히 현 정부 출범 이후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고용 악화 등 부작용이 잇따르면서, 후보자의 45.3%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 원 달성’이라는 현 정부의 정책에 반대 입장을 보였다. 다만 여전히 후보자의 절반 이상인 54.7%는 지지 의견을 나타냈다. 오는 2020년까지 공공부문 비정규직 20만50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는 69.8%가 찬성을, 28.3%가 반대 의견을 표했다.
공공의 복리를 위해 개인의 재산권을 제약하는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후보자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재건축을 통해 얻은 이익이 일정 금액을 초과할 경우 이익금의 10∼50%를 부담금으로 내도록 하는 ‘재건축 초과 이익 환수제’의 경우 86.8%가 찬성해 반대(13.2%) 의견의 6배 이상이었다. 또 최근 정부가 헌법 개정을 통해 추진하려 했던 ‘토지공개념(공공 이익을 위해 토지 소유와 처분을 국가가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강화’에 대해서도 찬성이 64.2%, 반대가 35.8%였다.
◇주한미군 철수 반대, 정치권 금기어 위력은 여전 = ‘종전 선언 이후 평화협정 체결 시 주한미군을 한반도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반대(62.3%) 의견이 찬성(34.0%) 의견의 두 배가량이었다. 다만 군 복무 기간 단축에 대해서는 찬성(64.2%) 의견이 반대(34.0%) 의견보다 높은 비율을 보였다. 또 경기도 파주에 제2개성공단을 건설하는 것에 대해서도 찬성(75.5%) 의견이 반대(22.6%) 의견을 크게 웃돌았다.
정치권 금기어의 위력도 여전했다. 특히 동성애의 경우 찬반 의견을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53명 중 8명(15.1%)이나 답을 유보, 가장 높은 무응답 비율을 기록했다. 찬성과 반대 의견의 비율 역시 43.4%와 41.5%를 각각 기록할 정도로 팽팽했다. 낙태 허용 여부에 대해서도 무응답 비율은 상대적으로 높은 3.8%를 기록했지만, 응답자 중에는 찬성(62.3%)이 반대(34.0%)의 두 배에 가까웠다.
‘초·중·고교에서 양성평등 교육을 의무화해야 하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100%)가 찬성 의견을 나타냈다. 이는 최근 사회 전 영역에서 ‘미투(Me Too)’ 운동이 들불처럼 번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 ‘더불어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으로 촉발된 포털사이트 댓글 법적 규제 논란에 대해서는 찬성(50.9%)과 반대(49.1%) 의견이 팽팽했다.